10년만에 찾아왔다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11일 오후 국회앞, 휠체어를 탄 손성준(50)씨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1인 시위를 벌였다.

그의 요구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을 제정하자는 것. 장차법은 현재 전국에서 활동중인 장애인 단체를 총 망라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연대(이하 추진연대)´가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해 온 법안으로, 이미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 여러 선진국에서는 다양하게 입법화되었다.

@P1L@손씨는 "이번 추진연대의 결성처럼 모든 장애인 단체들이 뜻을 같이하여 뭉친 적은 거의 전무했다"며 "그만큼 장차법은 전국 450만 장애인들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존하는 장애인 관련 법률(장애인복지법,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장애인고용촉진법 등)은 장애인들에게 있어 시혜적인 측면이 클 뿐만 아니라 애매한 법 조항도 많고 강제규정도 약한 문제점이 있다. 그는 이런 이유가 "장애인 관련 법을 비장애인의 시각으로 만들기 때문"라고 지적했다.

한편 장차법 제정 추진과 관련, ´한국 장애인단체 총연맹´의 남정휘 정책팀장은 "수많은 장애인 단체들이 연대하다 보니 서로의 입장차가 조금씩 드러나고 그로인해 갈등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논의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장애인들이 직접 나서서, 그것도 거의 모든 장애인 단체가 총망라되어서 이런 법안을 만들고 추진해온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추진연대 내에서는 장애인 관련 정부부처를 보건복지부가 아닌 법무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며 "그말은 곧 장애인들이 부딪히는 모든 사회적 장벽과 관련된 문제를 인권과 시민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재 정부 차원에서 추진중인 법안과 비교하여 추진연대 내에서 내부논의를 좀 더 거쳐 9월 15일까지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후 "그 때까지는 추진연대 소속 장애인 단체들이 돌아가며 국회 앞 1인 시위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혁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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