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과 통신의 발달 그리고 인터넷의 광범위한 보급으로 급속한 global화가 급속히 진전 됨에 따라 해외 사업의 합리적 시작과 성공을 위해서는 해외 파트너의 선정(選定)이 대단히 중요한 일이 되고 있다. 유능하고 성실한 파트너의 만남이야 말로 사업 성공의 시작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중국과의 무역이나 투자에서 사업파트너의 선정이 성공을 가름하는 중요한 변수(變數)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에 단독투자(獨資投資)를 할 경우에는 파트너 선정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목표로 할 경우에는 문화적 차이, 상이한 상관습, 지방보호주의 등 진입 장벽을 뛰어넘기 위하여 해당 업종에 경험과 인맥을 가진 파트너의 선정이 필수적이다. 파트너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은 어떤 기업을 투자 파트너로 삼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한국 투자기업들의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제조와 유통을 동시에 하는 중국 동종 업체와의 결합이 가장 성공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한 자본의 투자나 정부 기관과의 훌륭한 꽌시(關系)가 있는 중국 기업보다 동종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생산기업을 투자 파트너로 선택하는 것이 비교적 성공 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종업계에 종사한 경험을 가진 업체와 중국 파트너와 관계를 맺으면 인재의 조달, 노무관리, 대정부 관계, 원부자재공급, 유통망, 중국은행의 은행이용 등 여러 방면에 걸쳐 도움과 협력을 받을 수 있어 합자의 장점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사업 파트너 선정은 결혼과 비유 할 수 있을 것 같다. 훌륭한 선남 선녀가 있어야 하고 우연한 기회에 마주쳐서 알게 되던가, 혹은 중간에 양쪽의 사정을 잘 아는 적당한 중매자(仲媒者)가 나서서 소개를 하여야 한다. 두 사람이 만나 결혼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결혼한 사람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이러 저러한 기회를 통하여 서로 만나고 교류(交流)가 이루어진다. 국제간에 이루어지는 기업간의 교류는 개인들이 만나는 횟수만큼 많지 않고 드문 편이다. 우리가 중국 대륙 기업인들이나 공무원들을 많이 만나게 된 것은 15년 전쯤부터가 아닌가 생각 된다.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이 어느 정도 방향을 잡아가는 시기 중국 정부는 한국을 겨냥하여 산동지역(山東地域)를 한국과 교류(交流)의 전진 기지로 생각하고 각종 우대 조치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한국에 살고 있는 화교들의 고향이 대부분 산동 지방이었던 점도 크게 작용하였다. 또한 우리와 유사한 성격과 기후환경 그리고 결정적으로 거리가 가까워 물류비용(物流費用)의 절감이 크게 작용하였다. 이는 우리의 중소기업들이 산동 반도에 집중 투자 하였던 동기가 되었고 많은 파트너를 그 지역에서 만났다.

또한, 중국 진출 초기에는 적지 않은 우리 기업들은 東北 3省(흑룡강성, 길림성, 요령성) 출신인 조선족(朝鮮族)들의 소개로 동북 3성에 투자하였다. 아직 그 결과를 평가 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기업들이 파트너를 잘못 소개 받고 실패(失敗)를 한 것으로 보고(報告) 되고 있다.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적으로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중국의 각 지방정부의 공무원들이 한국의 지방 공단(工團)을 순회(巡廻)하면서 혹은 호텔을 빌려 투자유치(投資誘致) 설명회를 개최하여 한국의 중소기업들에게 까지 갖가지 특혜 정책과 우대조치(優待措置)를 약속하며 기업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으로서는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긴 하지만 경계심(警戒心)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기업유치 하는 부분의 공무원 말만 믿고 섣불리 투자나 파트너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중국 공무원들은 투자 유치에는 열(熱)을 올리고 막상 진출해 놓고 보면 도움이 별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定說)이다. 중국 정부의 투자 유치 설명회는 큰 비용 들이지 않고 한국에서 앉아서 그곳의 투자 환경을 브리핑 받는 정도의 기회로 활용하는 신중(愼重)함이 필요하다.

중국에 투자하거나 무역 거래에서 파트너를 만나는 일은 국제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상대를 장기간(長期間) 관찰하거나 쉽게 상대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두 번 만나서 혹은 팩스나 e-mail 혹은 서신으로 짧은 시간 내에 결정하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은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 한국 사람들은 너무 즉흥적(卽興的)이고 너무 쉬게 파트너를 결정하고 믿어 버리는 경향이 강하다.

중국인들은 우리에 비하여 장기간 관찰하면서 상대를 평가(評價)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조급하게 한두 번 만나 술좌석에서 따꺼(大哥) 혹은 펑요우(朋友) 라고 함부로 부르며 모든 일이 다 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중국인들은 삼사이행(三思而行=세번 생각하고 행동한다.) 과 화비삼가(貨比三家 = 물건을 살 때 3상점의 것을 비교한 연후에 구매한다.)를 의사결정(意思決定)의 기본 틀로 삼고 있다. 사귄 지 3년이 안된 사람과 친구 관계를 맺지 않는 중국인들의 신중하고 보수적인 교우관(交友觀)을 생각하면 너무 우리가 서두른다고 보여진다. 중국인들은 한두 번 만난 한국인이 자기를 친구라고 하면 면전(面前)에서는 좋다고 할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경솔(輕率)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하여 성공을 이루어 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한국에서 사업하는 것보다 몇 배 어려웠으면 어려웠지 쉽지는 않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분석이라고 믿는다. 낯 설고 물 설은 이국(異國) 땅에서 사업을 하기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감히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점들이 적지 않다. 이때 현지에 어려움을 같이 할 수 있는 훌륭한 파트너가 있다면 비록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克服) 할 수 있는 방안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물론 정신적으로 많은 의지가 됨은 두 말 할 필요 조차 없다.

훌륭한 파트너의 선정에서 종종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는 중요한 일이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내가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기본적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그들의 파트너로서의 기본적 자격(資格)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서 좋은 파트너를 찾는다는 것은 자기를 속이고 조건 좋은 사람과 결혼을 하려고 하는 심뽀와 다름 아니다.

결혼 상대자나 사업상의 파트너는 상대가 가지지 못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어 결합하면 서로에게 WIN-WIN 이 될 수가 있으면 더욱 이상적이다. 기업도 이와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업 파트너는 상대가 가지지 못한 경영자원(經營資源)을 내 놓고 서로 화합(和合)하여 이익을 추구한다. 만약 일방(一方)의 파트너가 상대가 기대(期待)하는 것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가지고 있더라도 내 놓지 않으면 두 기업의 결합(結合)은 깨어질 준비가 된 것이나 다름없다. 남녀간에도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의리 그리고 애정이 기본 이듯이 기업간에도 꼭 같은 덕목(德目)이 두 파트너가 Long-Run 하는데 필수적이다. 남편 몰래 외도를 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사업 파트너 몰래 딴 눈을 팔아서는 당장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상호신뢰(相互信賴)의 확보가 대단히 중요 하다고 생각된다.

상호 신뢰라는 것은 몇 개월 한두 해 만으로 쌓이는 것이 아니다. 수년간 여러 가지 어려움을 서로 처리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굳어지는 그런 것이다. 상대가 어려움에 봉착(逢着)했을 때 정성을 다하여 도와주는 태도와 열성은 상대방에게 적지 않은 감동을 줄 수 있을 일이다. 한국 기업인들은 생색내기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파트너의 도움을 받은 기업은 말하지 않아도 알게 마련인데 생색을 냄으로써 효과를 반감(半減)시키거나 상대에게 상처(傷處)를 주기까지 한다. 이점은 우리가 특히 조심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덕(德)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부터 차츰 쌓이는 것이 아닌가?

파트너의 선정 시 상대에 대한 충분한 조사(調査)와 테스트가 필요하다. 상대를 조사하고 평가 하는데 회사의 역량(力量)이 부족하면 그 방면의 전문가를 찾는 것이 효율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가 상대에 대하여 세밀한 것을 조사 한다는 것은 상대도 나를 세밀히 관찰(觀察)하고 테스트 한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은 내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조건(條件)을 충분히 갖추고 있을 때 만이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염두(念頭)에 두어야 하겠다. 중국과의 사업에서 성공하는 지름길은 첫 단추를 바르게 끼는 것으로 출발하며, 성공은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에서부터 시작 된다.

조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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