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청와대 기득권포기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대한민국 창조 나서야

【뉴스캔】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연말.연초 개각을 앞두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그 측근들에게 입각권유 및 추천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개각을 할 경우 일부 부처 장관들은 박 전 대표 측에서 추천을 받자”는 취지의 건의를 했다하고 맹형규 정무수석이 친박계 대표주자인 김무성 의원을 만나 입각문제를 집중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밖에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도 최근  ´친박´계 의원들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이 대통령측이 포용개각을 구상하는 것은 최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통합필요성 제기와 이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악화된 여론, 이로 인한 정국장악력 약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바마의 힐러리 국무장관 기용 등 경선 당시 상대편까지 포용하는 개각 구성도 이같은 구상에 한몫을 했다.


 


미국 오바마가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발상도 우스운 것이지만 개각을 왜 하는지, 개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 그지없다.


 


개각의 필요성과 선발기준을 논하기 전에 지금 이 대통령과 여권, 우리나라의 문제가 과연 친박계 인사를 포용하지 않아서, 더 정확히 말해 내각이나 청와대에 친박계 인사를 앉히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인지 의문이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그 해결책도 잘못 나올 수밖에 없다. 해결책이 잘못되면 문제는 풀리지 않고 더욱 꼬여 상황을 악화사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금 문제는 경제악화, 이 또한 국내경기가 아니라 세계경제 위기로 인한 경제위기로 하루 이틀에, 정책 한 두 가지로, 한두 명의 개각으로 풀릴 문제가 아니다.


 


다음은 현 정부에 대한 불신과 기대감 제로에서 오는 정국불안이다. 불신과 실망은 장관과 청와대 고위 인사에 대한 불만에서 오는 불신이 아니다.


 


정권 담당자들이야 상황이 나쁘니 뭐라도 해야하지 않는가라는 초조감이 앞서겠지만 실상 국민들의 불신과 회의, 실망감은 강부자 내각이니 대통령 측근의 요직기용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전혀 아니라고 볼 수 없지만 절대적으로 볼때 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들의 불신과 실망감은 현 정부가 나아가고자 하는 정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데 있다.



야당과 언론에서는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또 청와대의 몇몇 핵심인사의 문제점을 집중 공격하면서 현 정권에 대한 불신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같은 여당인 친박측 인사들은 자신들이 소외당해 협력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국민들의 진짜 관심은 거기에 있지 않다.


 


국민들은 몇 사람 바뀐다고 정부가 달라지고 희망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기대하지도 않는다. 친이 인사든 친박 인사든 누구를 갖다놔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은 알고 있다. 개각과 인사가 결국 아랫돌 빼서 윗물 막는 것이라는 것을.


 


지금 이 대통령과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해야 할 일은 개각과 인사를 논의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정확한 미래비전과 실천계획을 제시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미래비전을 제시하느냐이다. 우선 제시할 미래비전은 단순히 경제성장을 몇% 올리겠다, 일자리를 몇 만개 만들겠다가 아니다. 21세기형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의 세계 경제위기가 지나고 회복기에 들어설 때 과연 대한민국이 어떤 국가이어야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를 보여줘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는 군사정부가 아닌 문민시대의 미래비전을, 김대중 전 대통령 때는 IMF극복과 민주화시대의 미래비전을,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탈기득권-세대교체의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으나 집권 당시에는 국민을 하나로 모아 나아가는 비전을 제시했고 상당부분 국민이 이해하고 수용했다.


 


지금 국민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비전이 없다. 이 대통령의 정부가 하고자 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상이 그려지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라디오연설을 통해 국민과의 대화를 확대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왜 그럴까. 이는 라디오연설을 통해 국민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비전을 발견할 수가 없었고 이 때문에 이 대통령과 국민이 서로 교감하고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대통령과 정권핵심인사들은 해야 할 일은 21세기 새로운 대한민국의 국가 기본시스템, 국가 펀더멘탈, 국가기초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 밝히는 것이다.


 


87년 민주화 이후 4명의 대통령이 나왔고 5번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개발독재 시대를 거쳐 문민화와 민주화, 탈권위주의 시대를 지난 이후에 새로운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온 힘을 다해 매진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국회와 정치권이 문제가 된다면 국민을 향해 호소하고 설득하여 국회와 정치권을 압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노조와 시민단체, 이익집단이 장애가 된다면 국민과 함께 싸워 이겨야 한다.


 


그러나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여권이 과연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제도와 관행, 의식과 목표를 갖추는 일이다.


 


장관직과 청와대 고위직을 계파 안배 차원에서 나눠 먹기식으로 하려는 것은 아닌지, 대통령과 청와대, 여권의 기득권은 그대로 유지한 채 국민과 정치권에만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살펴야할 때이다.


 


먼저 대통령과 청와대가 자신들의 기득권과 권리를 과감하게 내던지고 21세기형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해야 한다.


 


아직도 20세기형 이념과 인사들로 내각과 청와대를 가득 채우고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국민동참을 주장한다면 어느 국민도 이에 동의하고 따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개각과 인사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구상하고 제시해야 할 때이다.



뉴스캔 장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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