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미국의 부시대통령과 우리정부의 북 핵 외교실험은 철저한 실패로 귀결되고 말았다.



이 대목에서 변명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순간 순간 협상길목에서 북한을 순진하게 믿었던 순진한 사람들, 혹은 알고도 개인적인 이유로 묵인했던 사람들의 역사적 책임이 결코 가벼울 수가 없게 되었다.



필자는 북한정권의 본질과 속성을 우려하면서 미국정부의 나이브한 협상전략을 비판하고 아울러서 원칙이 없이 상황논리로 끌려가던 우리정부의 안이한 대북전략을 끈질기게 비판해왔다.



하기야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북전략은 기본부터가 설정이 잘못된 조준이 잘못된 정책이요 혹은 의도적으로 북한의 전략을 방관한 실패가 담보된 전략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책임의 상당부분을 져야 할 사람들이다.



결국 이러한 필자의 우려대로 북 핵 6자회담은 완전히 동력(動力)을 상실하고 실패한 회담이 되고 말은 것이다.



아무리 회담을 연장한들, 이미 핵 포기를 할 의사가 전혀 없는 북한의 전술 앞에 미국의 힐 차관보는 자신의 북한관(北韓觀)이 얼마나 잘못되었나는 처절한 자기반성으로 엄청난 부담을 우리이게 지우고 초라하게 홀로 이 소란한 외교전이 1차로 막을 내린 것이다.



필자에겐 2회전도 별로 기대할 것이 없어 보인다.



외교적인 소모전만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와 같은 사람의 눈엔 이 문제는 이미 예견되었던 문제로 이와 같은 결론을 낼 수 밖에 없는 어정쩡한 6자회담이라는 다자구조로 이 문제가 다루어져 온 것이다.



초기부터 6자회담은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다 줄 공산이 큰 잘못된 논의구조였다.



안보문제에서 철저한 상호주의 논리(theory of reciprocity)가 실종되고 양보와 타협이란 어정쩡한 절충논리가 북한에게 시간을 더 갖다가 준 것이다.



이제 이 문제는 당분간 상황인식이 바뀔 특별한 이유가 없이 이 상태로 장기표류하면서 북한에게 그들이 개발한 핵 무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핵 탄두’까지 개발할 시간만 벌어주면서 우리정부의 초라한 북 핵 성적표만 양산하게 된 것이다.



오바마 신정부가 와싱턴에 들어선다고 해서 무슨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



이 문제는 결국 북한정권이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미국의 오바마 정권만 더 화나게 하는 지연전술로 수 년을 더 가게 될 것이다.



독재정권을 유지한다는 기조하에서 북한정권은 거짓이 아니면 몰라도 이 문제를 절대로 결단할 수가 없는 권력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야 막다른 골목에서 ‘핵 확산(non-proliferation)’만 차단하는 전략으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북 핵을 이고 살아야 하는 우리는 어떻게 한단 말인가?



빈껍데기의 의장성명만 내려고 이리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북한에게 북 핵 개발 면죄부만 주는 소모적인 외교전을 전개한 것인가?



결국 북한을 테러지원국명단에서 해제해 준 미국은 또 다시 북한의 지리한 전술에 당한 꼴이 된 것이다.



이제 모든 핵으로 인한 과도한 국방에 대한 짐과 외교적 버거움은 우리 손에서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북한의 이러한 속성을 지적하면서 믿을 수 없는 북한의 협상전술에 미국의 부시정부가 단기적 외교적 성과를 지나치게 염두 해 두고 큰 외교적 실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수차례 하면서 ‘엄격한 상호주의(strict reciprocity)´가 가미된 ‘현실론’으로 가야 한다고 우리정부와 미국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내었지만 필자와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전달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 어찌 할 것인가?



필자가 생각키엔 미국은 이러한 패배를 인정하고 다시 원점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다시 정립된 원리원칙의 협상카드로 무장하고 다시 시도해야 할 것이다.



그 카드는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으로 그 목표도 원래대로 완전한 북 핵 및 관련시설 모든 프로그램의 폐기가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정부는 다시 정립되는 와싱턴의 힐러리 국무장관 지명자를 상대로 이러한 원칙이 담긴 대북전략을 마련하는 일에 외교적 총력전을 벌어야 할 시기이다.



필자는 이러한 것을 방치하는 우리정부와 대통령을 보좌하는 인사들의 안이한 대처가 너무나 안타까운 것이다.



북한은 자신들의 마지막 보루인 핵 문제에 대한 신비감을 벗어나는 철저한 검증에 절대로 동조를 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우리정부와 미국정부를 오가며 반복적인 지연전술로 우리를 더 화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2008.12.13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hanbatforum.com)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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