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상정을 놓고 각종 불법 장비를 동원한 극심한 몸싸움과 난투극의 격한 장면들이 전세계의 언론과 인터넷 등의 지상파를 타고 아주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필자가 과거 국회에 재직시 수 년간 드나들었던 통외통위 상임위장을 직접방문하여 난장판이 된 파행국회 현장의 모습을 보니 실종된 민주주의 절차를 직접 볼 수가 있었다.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대한민국 국가브랜드의 많은 부분을 이렇게 잠식한 3류 정치를 극복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사회 관료집단을 영혼이 없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권력의 향방 반 쫒는 아주 저급한 수준의 공복의식을 비판하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고위공직에 오를 수 없는 구조가 더 문제인 것이다.



관료사회람 비판할 것이 아니라 영혼이 부재한 일부 정치인들의 무절제한 막가파식 행동도 문제인 것이다.



바람직한 자질과 정치철학이 부족한 선량들이 당론(黨論)을 무기로 이렇게 대한민국을 일그러지게 만들어도 우리 국민들을 그저 지켜볼 뿐이다.



환언하면, 결국 우리 국민들도 이렇게 비민주적인 정치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그러러니 하면서 대한민국을 훼손하는 행위를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국민들의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비판이 필요한 시점이다.



건전한 비판과 엄격한 자질을 주문하는 객관적인 사람들은 이런 저런 편 가름으로 불이익을 받고 아예 정치권에서 견제를 받고 공천을 받기가 어렵다.



오히려 이렇게 당론에 따라서 몸을 던지면서 충성하는 열성 계보정치 행동대원들만이 그의 자질과 상관없이 공천을 받아서 당선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문화인 것이다.



그래서 안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치문화, 정당정치문화, 공천제도문화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고서는 우리는 앞으로도 이러한 파행폭력국회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이다.



국민들도 무기력하게 그냥 지켜보면서 욕설만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서 이러한 정치구조를 타파하고 새로운 한국식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과 정치인들의 자각과 실천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정치가 동아시아지역에서 부러움과 벤치마킹의 대상에서 이제는 웃음거리와 저질적인 반의회정치의 대명사처럼 일부 국제언론에 보도되는 이 엄청난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대화와 타협이 부재하고 정쟁(政爭)으로 자신만이 옳다는 주장이 급기야는 이렇게 한심한 비행을 낳고 세계적인 웃음거리로 전락한 것이다.



결국은 정치인들의 자질문제도 대한민국의 정치구조의 부패구조, 독점적 권력운영구조, 그리고 끼리끼리 나눠먹는 권력독점구조도 이렇게 한심한 정치문화를 지탱하는 독버섯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잘되고 선진적인 민주정치를 이루는 길은 여러 가지가 아니다.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하고 그 정답에 개인의 사심을 버리고 맞추면 되는 것이다.



모르면서 그러는 것인지, 알면서도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득만을 위해서 그런 것인지, 도무지 자신의 입장에서 단기적인 정치적 이득들을 위한 성급한 충돌만이 난무하는 수준으로 우리가 선진국이 된다고 하면 누가 동의할 것인가?



우리가 아프고 힘이 들지만, 나보다도 상대방이 우수하고 더 좋은 처방을 내는 것이라면 동조하고 그들을 지지하면서 자신들의 업적을 기반으로 선거철이 되면 현명한 국민들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결국은 그 정치적 토양을 배양하는 터전은 국민이기에 이들을 질타하고 키우는 엄격한 민주의식을 위한 국민들의 혹독한 민주훈련, 자기수련, 그리고 절제의 미덕도 앞으로 이러한 추태를 막는 하나의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다.


 



2008.12.22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hanbatfo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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