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캔/월간 노동】‘잘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이 있다. 흔히 이야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일을 그르칠 때 쓰는 표현이지만 이제는 옛말이 된 듯 싶다. 이제는 일부러라도 찾아가고 싶은 길이 삼천포이기 때문이다.


 



남해, 진주, 고성과 접해 있는 사천은 남쪽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사천의 해넘이 명소 중 하나는 실안동에서 대방동에 이르는 해안도로. 사천공항에서 삼천포 방면으로 내려가다 모충공원 쪽으로 우회전, 실안소공원을 지나면 일몰 감상 드라이브 코스가 펼쳐진다. 실안해안도로 앞바다에서는 저도, 마도, 모개섬 등 그림처럼 떠 있는 자그마한 섬들과 등대 뒤로 해가 떨어지는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산성과 봉화대 및 망루 등의 문화유적지가 있는 각산(398m) 봉화대에 오르면 붉게 물들어 가는 삼천포의 전경과 창선·삼천포대교의 야경, 남해의 거대한 풍광이 빚어내는 진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창선·삼천포대교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될 만큼 멋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사천 대방과 남해 창선을 연결하는 연륙교의 총길이는 3.4㎞.


 



사천쪽에서 출발하면 삼천포대교를 시작으로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등 5개 다리가 각기 다른 모양을 갖고 있어 거대한 교량 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밤에는 다리에 조명을 비춰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화려한 야경을 만들어 낸다.


 


 




별주부전 전설이 깃든 비토섬


삼천포대교 오른쪽으로는 죽방렴이 이채로운 바다 풍경을 연출한다. 남해 지족해협과 삼천포 앞바다에서 볼 수 있는 죽방렴은 물살이 드나드는 바다에 참나무로 말뚝을 박고 대나무 발 그물을 부채꼴로 세워 물고기를 잡는 어업방법이다.


 


진주·고성 등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삼천포 어시장(서부시장)에서는 사람 사는 냄새와 함께 싱싱한 회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사천시 대방동에 있는 대방진 굴항(掘港)은 사람이 흙을 파서 인위적으로 만든 항이다. 임진왜란 때 거북선을 숨겨 두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현재의 굴항은 1820년경 진주 73개면 백성을 동원해 돌로 둑을 쌓아 완공한 것이다.


 


사천만을 가로지르는 사천대교를 건너 서포면으로 가면 토끼와 거북이, 용왕이 등장하는 별주부전의 전설이 서려 있는 비토(飛兎)섬에 닿는다. ‘비토’섬은 토끼가 날아가는 형태라 해서 붙여진 지명. 섬 동쪽 월등도가 바라보는 곳에 서면 거북섬, 토끼섬, 목섬 등이 보인다. 썰물 때면 비토섬과 월등도를 잇는 바닷길이 열려 이색풍경을 선서한다. 비토섬 갯벌은 봄부터 가을까지 자연생태 체험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사천 동쪽 바닷가의 남일대 해수욕장에서 왼편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가면 마치 코끼리가 바다에 코를 늘어뜨리고 물을 마시는 것처럼 보이는 ‘코끼리 바위’가 있다. 신라말의 대학자 고운 최치원 선생은 이곳을 남녘땅에서 제일의 경치라 하여 ‘남일대’라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사진_전희철 hichury@labor21.com






사진_전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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