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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연예스포츠]두산, 단기 차입금 2조, 부채 7조 달해
전광우 금융위원장 발언은 경고 성격

거대 중견기업들이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한마디에 화들짝 놀랐다. 시절이 수상한 만큼 전 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거론된 그룹들은 유동성 위기의 진위를 묻는 문의가 쏟아졌고 주가도 크게 출렁였다. 두산은 당일 긴급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유동성 문제는 사실무근>이라며 해명했다. 동부는 공식 반응은 없었지만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시장에 쏟아진 의혹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금융위도 이날 오후 해명자료를 내고 <전 위원장의 발언은 말 그대로 중견 대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한 것으로 특정 기업을 염두해 둔 것은 아니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동부와 두산그룹 외에도 대우건설 인수로 비대해진 금호아시아나그룹 등의 유동성 위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부터 이른바 <선제적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선제적 구조조정의 시작은 대우조선해양 입찰 참여 포기였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기를 맞아 신규사업 진출보다는 기존 핵심 주력사업에 집중함으로써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울러 사업 및 자산 매각도 추진했다. ㈜두산이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테크팩사업 지분 100%를 4000억 원에 매각했다. 이어 지난 6일에는 주류사업을 롯데주류BG와 5030 억 원에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엔진도 보유하고 있던 STX 지분 350만주를 시장에 매각했으며, 두산인프라코어는 방산사업을 물적 분할했다.

사실 두산은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1995년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한 전력이 있다. 당시는 구조조정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한국네슬레, 한국3M, 한국코닥, OB맥주 영등포 공장, 음료사업부문, 두산씨그램 등 두산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쉼 없이 사업을 매각했고 1998년 9월에는 알짜인 OB맥주 지분까지 매각했다.

이처럼 발 빠른 행보가 1997년부터 시작된 외환위기의 광풍을 비교적 수월하게 넘길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그 후 두산은 안정적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2000년부터 새로운 사업 분야에 도전, 색다른 그룹의 모습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두산그룹의 이런 행보와는 정반대의 목소리가 나와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금융위원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전광우 위원장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 에서 열린 이슬람 금융 세미나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견 대기업의 유동성 문제도 산업은행 등에서 그룹별로 모니터링(상시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이어“중견 그룹까지 선제적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며 “상반기 경기침체 과정에서 (중견 그룹의) 부실이 발생할 경우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중견 그룹도 유동성 위기가 예상되면 계열사 매각 등 자구 노력을 요구하겠다는 뜻”이라며 중견 대기업의 개념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중견 대기업이란 예를 들어 동부·두산 등과 같이, 거대 기업집단이 아닌 그룹을 칭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금융위 관계자는 “중견 대기업이란 삼성·현대차 같은 대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이라며 “전 위원장은 중견 대기업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을 언급한 것일 뿐 일부 기업을 특정해서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 위원장도 동부와 두산 등 특정 기업이 거론된 데 대해서는 “중견 대기업에 대한 개념을 설명한 것일 뿐 그 기업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아니고 금융당국 입장에서 언급할 사안도 아니다”며 “해당 기업이 어렵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 위원장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불거지면서 해당 기업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진작부터 기업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추측이 난무하던 만큼 해당 기업으로서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은 “지난해 11월부터 테크팩, 주류 등을 매각한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2월이면 현금보유액이 2조원 수준이 된다”면서 “이런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오히려 경기회복기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며 강하게 반박했다.

동부그룹도 자료를 내지는 않았지만, “반도체·제철사업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재 재계 구조조정의 칼을 쥔 금융위에서 더군다나 총책임자가 한 말이기에 그냥 흘려버리기는 의미심장하다. 더욱이 두산그룹의 현재 단기 차입금이 2조원에 이르고 부채는 7조원 가까워 상황을 낙관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계열사 매각대금이 부채 및 유동성 확보에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주사 전환도 일단은 제자리걸음 상태에 놓이게 된다. 전 위원장의 말처럼 두산그룹이 ‘예의 주시’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지주사 전환보다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려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는 곧 추가 계열사 매각을 의미한다.

그러나 희망적인 모습도 눈에 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30일 발행한 4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통해 자제구매 대금 및 단기 차입금 상황에 쓸 예정이며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날(2일)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방침이다. 두산캐피탈도 지난달 29일 할부금융대출 상황을 위해 4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두산 계열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는 것은 단기차입금을 장기차입금으로 돌려 유동성 리스크를 최소화 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골칫거리도 있다. 지난 2007년 인수한 미국 중장비 업체 밥캣이 그룹 전체의 유동성을 야금야금 축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풋백옵션을 체결해 연말까지 4조 원 상당의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산과 금호아시아나가 최근 주류사업 부문과 금호생명 사옥을 각각 매각하면서 현금 확보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작금의 중견그룹들의 유동성 해결 방법은 오직 자금 확보 뿐이다. 두산그룹이 과연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서며 지주사 전환에 나설 수 있을지, 함께 언급되고 있는 중견기업들이 시장의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김동욱 기자 salutdamor@nat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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