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에게 드리는 공개 질의서


2년 전 이맘때 쯤, 우리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었습니다. 노력은 결실을 맺어 정권재창출의 감격을 누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기쁨과 감격은 잠시였습니다.

배신과 분당의 아픔을 겪었고, 이제 겨우 그 충격에서 벗어나 당 재건에 박차를 가하려는데 대통령께서 남기고 간 빚 때문에 또다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 빚 때문에 민주당에 배정된 국고보조금이 가압류 되는 바람에 추석을 맞았는데도 우리 당직자들은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민주당을 인정하지 못하고, 민주당 당원이라는 것이 부끄러웠다면, 그래서 당당하게 민주당을 떠난 것이라면 그 그림자까지 같이 가져가야 마땅할 것입니다. 대통령 당선과 그에 따른 집권의 권력은 가져가면서 그 빚은 그대로 남은 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이 과연 도덕적으로 옳은 일입니까?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께 아래의 사항을 공개 질의합니다.

1. 대선 때의 홍보물「노무현 대통령후보 100문100답」제작비 중 미납금 1억2천여만원에 대해 제작사가 민주당에 배정된 국고보조금을 가압류하였습니다. 해당 제작사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김원기 국회의장의 친동생이 경영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이 밖에도 노무현 후보를 위한 다섯 차례의 당보 제작비 약 3억원, 대선공약집 제작·발송비 5천1백만원이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자신의 후보시절 홍보물 제작비용에 대해 누가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2.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2002년 10월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발족하여 당의 재정을 노무현 대통령후보 측에서 책임진 이후, 2003년 9월 탈당할 때까지 1년 동안 민주당사 임대료를 일체 내지 않아 고스란히 민주당의 빚으로 남았습니다. 당시 당의 재정을 책임졌던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밀린 임대료 34억원을 누가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밖에도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제작비 1억여원,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 임대비 3천5백만원, 국민참여운동본부 전화요금 4백만원 등 노무현 대통령측이 책임질 금액이 40여억원에 달합니다.

민주당의 법통을 지키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우리는 민주당의 이름으로 남겨진 부채에 대해서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끝도 없이 불거져 나오는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빚’ 때문에 우리는 감당키 어려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에 대해 정치적, 도덕적으로 무한한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온 국민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대통령께서는 자신이 떠맡아야 마땅한 책임을 당당히 감당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앞으로 각 정당에서는 대통령 후보에게 각서를 받을 것을 권고합니다. 대통령이 된 후 당과 그 지지자들을 저버리고 탈당할 경우 당선에 소요된 모든 비용을 배상할 것을 미리 문서화 하여야 이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 별첨 : 16대 선대위 미지급금 내역 (첨부파일 참고)



2004. 9. 24

새천년민주당 당원 일동

장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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