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元求 동신대 초빙교수.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姜元求 동신대 초빙교수.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우리가 중국을 여행하는 것보다, 일본이나 대만, 홍콩을 가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 그것은 한자가 정자(正字)로 써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불편한 점은 간체자(簡體字)를 많이 써있기 때문이다. 정자도 많이 있는 것은 새로운 간판에 정자로 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진행중인 양회(兩會: 전인대와 정협)에서 간체자를 폐지하고 정자를 사용하자는 의견이 제기돼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정협위원인 반경림(潘慶林)이 "앞으로 10년 내에 간체자를 폐지하자"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

반 위원은 건의서에서 "사랑을 뜻하는 ´애(愛)´자의 경우 ´마음(心)´자를 빼버려 ´마음이 없는 사랑´으로 변했다"며 간체자가 한자 본래의 의미까지 변형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에는 정자가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글자를 간결하게 만들었지만, 현재는 국민들의 교육수준도 높고 컴퓨터 사용이 대중화되었으므로 정자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동일한 한자문화권이지만 정자를 사용하는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등 이웃 국가들과 더욱 폭넓은 문화교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찬성 의견을 내놓은 사람들도 많다.

한자의 시작은 기원전 5000년께 신석기시대, 황하 유역에 그려놓은 물고기 그림에 이어 은(殷)나라는 갑골문(甲骨文)을 왕실 공식문자로 사용하면서 기록문화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었다. 전국시대 많은 나라가 분열한 것처럼 문자 역시 서로의 글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분화했으나 진시황(秦始皇)은 이를 전서(篆書)로 통일했다.

문서의 정비를 위해 한(漢)나라는 예서(隸書)라는 간편한 글꼴을 만들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글꼴의 최초 형태이다. 해서(楷書)는 ´글의 법이 된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 지금까지 한자의 표준 글꼴로 사용되고 있다.

몽고족의 원(元)나라는 자신들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한자를 천시했고, 명(明)나라 시대에는 한자가 참소(讒訴)와 비방(誹謗)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전락했으며, 청(淸)나라의 만주족은 자신들의 알타이어를 표현하기 위해 표음문자를 만들었다.

청나라 말 ´한자불멸(漢字不滅) 중국필망(中國必亡)´의 구호를 외치며 노신(魯迅) 등 지식인들이 한자 폐지를 주창한 것이다. 하지만 한자는 죽지 않았고, 모택동(毛澤東)은 한자의 몸 일부를 떼어내는 방법으로 생명을 연장시켰으니, 그것이 지금 중국인이 사용하는 간체자이다.

1956년 문맹 퇴치를 위해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간체자에 대한 폐지론이 제기됐다. 최근 중국 문학평론가 왕간(王干)이 자신의 블로그에 ´50년 내에 간체자를 폐지하는 것이 어떤가?´라는 제목으로 간체자 폐지 이유를 게재했다.

왕간은 간체자가 폐지돼야 한다고 몇 가지 주장을 들었다. 간체자에 존재하던 이론적 기초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당초 간체자는 실용적인 차원에서 제안된 것으로 어느 정도 합리성이 있었다. 정자는 글을 쓸 경우 복잡하고 느려 많은 문제가 따랐지만, 컴퓨터가 문제를 해결하면서 더 이상 입력 속도에 대한 장애가 사라져 간체자의 장점이 크지 않다.

복잡하고 어려운 정자를 사용하는 것보다 간체자를 사용할 경우 문맹률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간체자를 통한 문맹퇴치도 결국은 실패했다. 간체자는 고전문화유산에도 많은 상처를 남겼다. 중국의 고전이나 많은 역사 유적지에 표기돼 있는 한자는 모두 정자로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정자를 공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왕간은 "간체자가 중국 사회에 미친 영향도 커 하루아침에 폐지할 수 있는 문제는 절대 아니며, 정자와 겸용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을 갖고 점차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간체자 폐지´ 글은 인터넷에서 급속히 확산되었고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폐지 여부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벌이지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교류할 때도 우리의 한자인 정자를 써야하는데, 간체자를 쓰는 것은 잘못이다. 목포시와 무안군의 도로에 간체자가 간혹 표기되어 있다. 이것은 바로 고쳐야 할 일이다.



<姜元求 동신대 초빙교수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Copyrights ⓒ네티즌과 함께하는 중앙통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광주.전남.부산.서울 실시간 뉴스 및 동영상제공>


중앙통신뉴스 편집국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