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임대료 지급과 북측 근로자 임금 인상 등 요구, 억류 직원 접견은 불발...“폐쇄보다 곤혹" 우려 확산

【뉴스캔】남북 당국자간 21일 개성공단 접촉이 불과 22분만에 끝났다. 김영탁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등 우리측 대표단 7명은 14시간 동안 개성에 머물렀지만 7차례 예비접촉 끝에 간신히 만나 서로 통지문만 교환했다. 정부가 원하는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씨 접견은 이뤄지지 못했다.


 


북한 통지문의 요지는 북한이 개성공단 사업을 위해 남측에 줬던 모든 특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것. 특히 2014년까지 지불하지 않기로 했던 토지사용료를 지불할 것과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개성공단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북한의 요구는 우리 정부와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가 깊은 검토를 하고 대책을 내놔야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박 의원은 22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남북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가 접촉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북한 입장으로서도 개성공단이 가지고 있는 이점은 살려가면서 개성공단 존속 여부를 대남 압박카드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며 “결국 현금을 더 챙기겠다는 얘기가 아니겠느냐”고 궁극적 폐쇄로 가진 않을 것임을 예상했다.


 


PSI 전면참여와 관련해선 신중론에 힘을 실어 주목된다. 박 의원은 “PSI는 국제공조 차원에서 우리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시기는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남북관계에서 우리의 대북 지렛대,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절실히 느끼게 됐다”고 씁쓸해했다.


 


홍 위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22분간의 남북접촉을 이같이 평가하고 북한의 개성공단 관련 요구에 대해 ”폐쇄 통보보다 곤혹스러운 난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얘기하면서 강하게 나왔으면 우리 정부도 강하게 대응할 수 있을 텐데 특혜조치 철회 검토만 꺼낸 것은 국제적 비난을 피하고 향후 다른 나라의 북한에 대한 투자 유치도 계산한, 굉장히 전략적인 노림수”라고 분석했다.


 


또 “북한도 나름대로는 그동안 개성공단 토지임대료를 유예하고 싼 임금으로 고급인력을 제공해왔다는 점에서 남측에 경제적으로 호혜적인 조치를 해주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지난 10년간 대북 퍼주기만 있었던 게 아니라 우리가 얻은 것도 많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PSI 전면참여 같은 강수를 둘 것이 아니라 좀더 지혜로운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유연한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홍 위원은 현대아산 직원 억류와 관련해 “북한의 정치적 목적에 의한 사실상의 인질”이라며 “남북관계 자체가 개선돼야 풀릴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고 심각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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