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디젤 수입ㆍ외지생산 의미 없어´

[석유가스신문/뉴스캔]


 


- 플랜트 건설ㆍ원료 자체조달 전제돼야 -


제주도 바이오디젤 보급 정책의 자문 역할을 담당하는 제주대학교 청정화학공학과 현영진 교수는 바이오디젤이 보급돼야 하는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일련의 과정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았다.


지난 2007년 제주도에서 도내 바이오디젤 제조업체 유치를 위한 입찰을 진행했을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바이오디젤 확대 보급과 관련한 각종 간담회 등에 참석하며 방향을 제시해왔던 현영진 교수의 기대와는 달리 현재까지 가시화된 성과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영진 교수는 지난 2007년 12월 ‘제주시의제21협의회’가 주최하고 ‘제주시’가 후원했던 ‘제주지역 바이오디젤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해 “바이오디젤이 확대 보급 돼야 하는 이유는 1차 산업인 유채재배, 2차 산업인 청정에너지 생산, 3차 산업인 관광산업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제주도의 특화사업으로 육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현영진 교수를 만나 제주도 바이오디젤 보급 정책의 현 주소에 대해 들어 봤다.

제주대 청정화학공학과 현영진 교수


▲제주도가 내륙 지역과 달리 바이오디젤의 예외적인 확대 보급을 중앙 정부에 요청한 것은 2006년의 일이다. 이후 바이오디젤용 유채 시범 재배사업에 참여했고 도내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를 유치하는 한편 최근에는 전국 유일의 BD20 전용 주유소 설립을 인정받는 성과를 거뒀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제주도가 타 지자체와 달리 수송연료로 바이오디젤을 확대 보급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 가장 큰 배경은 자체적으로 원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관광자원에 머물고 있는 유채를 수송연료인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사용하게 되면 농가 소득을 늘릴 수 있다.


도내 바이오디젤 플랜트를 유치하게 되면 고용이 창출된다.


덩달아 관광자원도 살릴 수 있는 셈인데 이중에서 현재 현실적으로 가능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제주도에 확인한 결과 지난 해 500헥타르의 면적에서 유채유 시범 재배 사업을 벌인 결과 수매된 유채는 300 여톤에 불과했다는데 이 정도 물량으로는 바이오디젤을 확대 보급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도내 바이오디젤 플랜트를 건설하는 작업도 중단된 상태다.


지난 2007년 제주도는 도내 바이오디젤 플랜트를 건설할 사업자를 공모했고 당시 최종 선정된 업체는 파격적인 유채 수매 가격 등을 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플랜트 건설 부지로  도유지인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중 수천평을 제공받으며 일종의 반관반사(半官半私) 형태로 플랜트 건설을 추진했던 것인데 이 회사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떠나 버린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최초 선정된 업체를 대신할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고 하는데 인수할만한 자산 같은 것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결국 바이오디젤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유채유 재배나 플랜트 건설 모두 아직까지는 제대로 이뤄진 것이 없는 상태다.


▲ 최근 제주도는 전국 유일의 BD20 전용 주유소 설립을 인정받았다. 일단 BD20을 확대 보급할 수 있는 기회는 열린 셈인데 원료나 생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겠는지.


 - 2007년 이후 제주도는 바이오디젤을 확대 보급하겠다며 도내에 생산 플랜트를 건설할 업체를 선정하고 유채 시범 재배 사업에 나섰지만 한편으로는 원료를 해외에서 구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태국에는 도지사까지 직접 방문해 바이오디젤 원료의 플랜테이션을 추진했는데 태국 정부 측의 요구 조건이 현지에 생산 플랜트를 건설하는 조건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조건을 받아 들이게 된다면 제주도에서 바이오디젤을 보급해야 하는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제주도내 농가 소득 지원이나 플랜트 유치를 통한 고용 창출, 유채 관광 자원 활용의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바이오디젤이 확대 보급되는 것이 도내 1, 2, 3차 산업의 연계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제주도의 정책적 의지는 분명하다. 하지만 바이오디젤을 확대 보급하기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나 원료 수급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혼선을 빚고 있는것 같다.


제주도는 BD20이 보급되면 도내 기름가격이 더 낮춰질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는데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경유에 비해 바이오디젤 자체의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제주도내 바이오디젤을 보급해야 할 필요와 명분은 충분한데 분명한 것은 도내 바이오디젤 생산 플랜트를 건설하고 원료를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유채 재배를 확대하고 폐식용유를 효율적으로 수거하며 우지(牛脂) 등 동물성 기름까지 활용하며 자체적으로 원료를 확보하고 바이오디젤을 자체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에서 바이오디젤 원료나 완제품을 수입해서 사용하거나 또는 도내 확보된 원료를 내륙 바이오디젤 플랜트에 보내 생산 반입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석유가스신문 김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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