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아부 그레이브 포로수용소 만행은 누구짓인가

이라크 아부 그레이브 포로수용소 만행은 누구짓인가
9월 30일 (목) 맑음


아침 출근길에 어제 구운 CD를 틀었다.
가을에 듣기 위해 2개의 CD를 구워 하나는 동생에게 선물했다.


가을엔 역시 장중한 곡이 좋다.


첫 곡은 .

20세기 초 인터내셔날가와 함께 가장 많이 불려졌던 노래다.

우리나라에선 항일무장투쟁 시기 <최후의 결전>이란 제목으로 독립군들이 불렀고 스페인 내전당시엔 <바리케이트를 향해>란 이름으로 민병대원들이 즐겨 불렀던 노래이다.

70%의 긴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곡이다.


두번째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2번.

한동안 재즈에 심취했던 그가 왈츠형식으로 완성한 곡이다.

그 전 작품으로 정치적 곤경에 처한 그가 이를 탈피하기 위해 작곡했다는 정치적 해설이 따라다니는 곡이기도 하다.

배경이야 어쨌든 시야를 넓게 하는 작품이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인생을 통째로 음미하게 하는 곡이다.

장자 소요편을 영화로 만든다면 붕새가 나는 장면에 배경음악으로 적합한 곡이기도 하다.


<타는 목마름으로>와 <이 산하에>는 이 곡을 가장 잘 불렀다는 김광석과 김삼연이 1984년 부른 것을 MP3 파일로 구해 넣었다.

소리바다에서 신촌블루스의 <골목길>과 마야의 <진달래꽃>도 다운받아 함께 수록하였다.

뇌에 물리적 자극을 주기에 충분한 노래들이다.


토오쿄오 복지대학교의 윤문구교수가 의원회관으로 찾아왔다.

5년만이다.

쓰쿠바대학의 후루타교수가 최근 요미우리신문사가 주는 일본 최고의 학술상을 받았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다.

상금이 5천만원이라니 후루타의 성격으로 봐서 여러 턱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노인복지를 전공하는 윤교수로부터 일본의 관련자료들을 받기로 했다.
초청강연 건은 좀 더 두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임좌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과 통화를 하다.

추석 전 갑자기 사임의사를 밝힌 그는 그날 이후로 출근거부 중이다.

임총장 이후의 외풍을 걱정하는 중앙선관위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의 뜻은 완고하다.

그래서인지 10월 2일로 예정된 그의 퇴임식도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

임좌순총장은 37년간 선관위 일 해왔다.

중앙선관위가 오늘날 공정성을 인정받게 된 데에는 그의 역할이 적지 않다.

그와는 주로 민주노동당의 항의면담차, 항의농성차 만났지만 선거법 개정에 관한 한 그의 소신은 민주노동당의 정치개혁방안과 거의 동일하였다.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정당의 의회진출을 누구보다 기대했던 그이다.

내가 예결위 회의장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감격스러웠다는 말을 전한다.

이 나라는 아직 유능한 관료가 한 가지 전문분야에서 일생을 바치도록 해주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소주 한 잔 하기로 하다.

북한인권법이 미국 상원을 통과했다.

당에서는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였다.

북한인권법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미국이 다른 나라 인건문제를 거론할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최근 아부 그레이브 포로수용소에서 이라크 포로들에게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게 누구냐는 것이다.

아마도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인류들의 인권을 가장 짓밟았던 것은 다름 아닌 미국정부이다.

북한인권법이 무기 대신 내정간섭과 돈으로 북한의 내부붕괴를 촉진하는 공세적인 정책이라면, <정확하고 신속한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안은 북한 정권에 치명적 타격을 주려는 무력행사의 길을 터 주는 위험천만의 정책이다.

화해와 협력으로 남북문제가 풀리기 바라고 한반도의 평화가 지속되길 원하는 많은 국민들의 염원에 역행하는 도발적인 정책이다.

헌법 제 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은 미수복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반국가단체라고 주장하는 정당들은 한술 더 뜨고 있다.

북한인권법이 그들이 말하는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내정간섭인데도 오히려 환영이란다.

백제를 치기 위해 당나라를 끌어들여 나당연합군을 만들었던 신라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18시 30분 중국 건국 55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하다.

당에서는 권영길, 조승수의원이 함께 갔다.

권의원은 추석 연휴 중 식중독으로 고생한 탓으로 얼굴이 핼쓱해졌다.

양국 국가가 연주된 후 리빈 주한 중국대사가 능숙한 우리말로 연설을 하고 중국 대사관 측은 이를 영어로 통역했다.

중국어는 한마디도 사용되지 않았다.

김일성대학을 졸업한 리빈대사는 그의 48년 생애 중 절반이 넘는 25년을 한반도에서 보낸 사람이다.


민주노동당원 중에는 천안문사태, 티벳사태 등을 들어 중국정부와 중국공산당 대한 비판적 태도를 갖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당이 중국공산당 혹은 중국정부와 관계를 갖는데 대한 거부반응도 적지 않다.


충분히 이해할만한 사정이다.

그러나 외교는 사교가 아니다.

정치는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지 운동권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집권까지 나아가려는 당이라면 주변 강대국과 대화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할 일도 많고 갈 길은 멀다.

노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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