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빨리 특권의식 버려라…안 그러면 독자가 그대를 버릴 것이다!

하루빨리 특권의식 버려라…안 그러면 독자가 그대를 버릴 것이다!
비즈니스 세계는 참으로 냉혹하다. 거래를 목적으로 엮어지는 비즈니스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장이다.

넥타이를 매고 반듯하게 빗어넘긴 머리카락 휘날리며 사무실을 들어가는 사람은 아무리 멋져 보여도 틀림없이 을이다. 계약서를 쓸 때 느끼는 비애, 그것은 곧 강자=갑, 약자=을이다.

갑과 을. 
무슨 말인지 아는 사람은 그 비애를 안다. 나는 언제 갑이 되어보나….
 
신문사가 한때는 강력한 갑이었고 기자들 역시 갑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쉬운 것보다는 큰소리쳐야 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신문사는 이제 갑보다는 을이 될 경우가 많다. 사례를 보자.

1. 우리 신문 봐달라고 애걸복걸해야 한다.(때로는 자전거도 덤으로 주어야 한다)
2. 제발 우리 신문에 광고 좀 달라고 통사정한다(안되면 협박도 한다)
3. 우리 신문 기사를 좀 사달라고 부탁한다(너무 싸게 쳐버리려는 상대를 설득한다)
4. 기자인 나를 버리지 말라고 애원한다(괜히 기자랑 결혼했다는 푸념을 온갖 재롱을 떨어서라도 잠재워야 한다)

간단한 사례만 보아도 이미 신문사는 쇠락의 길을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생각해보자.

한마디로 신문이 갖고 있던 권력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역시 권력은 달콤했다. 달콤한 권력을 빼앗기지 않으려 조중동도 발버둥을 치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

이러한 대세는 곧 정보 독점의 시대가 이제 아닌 미디어 환경 변화의 결과물이다. 그 변화는 곧 수용자인 독자들이 신문을 신뢰하지 않고 읽지도 않으려는 데서 기인한다.

하지만 신문의 패러독스는 웃긴다. 이전보다 신문기사를 더 본다는 것이다.신문은 망하는데 신문기사를 읽는 사람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다음 야후 네이버 등 포털에서 신문기사를 보는 탓이 아닐까.

암튼 어떤 신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홍길동´이란 기자가 쓴 기사는 어디서 보았다는 야그를 많이 듣는다.

그러니 신문사는 물론이요, 신문기자도 이젠 갑이 아니라 을로 전락해버렸다. 다행히 방송도 망해간다니, 아니 최소한  위기라고 하니 동업자 마음에서 좀 마음은 편해진다. 저집도 난리라네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신문사도 기자도 자기들이 아직 갑인 줄 착각한다는 데서 비극은 시작된다.

과거의 관행에 빠져 지금도 골프 접대를 받으려 하고 전화 한통이면 민원이 척척 해결되는  착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이 관행이 남아 있다. 부잣집 망해도 3년은 간다고 지금도 기자 명함을 내밀면 그렇게 무시는 안 당한다.

어느 순간 모든 국민이 신문기자인 시대가 되었다. 곧 모든 국민이 방송기자가 될 것이다. 런던 지하철 참사를 보라. 폭발 순간을 방송사 카메라 기자가 찍었는가?

그런 점에서 갑을이 바뀌고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변화의 패러다임 시대. 무엇이 변화인 줄도 모르고 변화를 쫓아가기조차 벅찬 변화무쌍한 디지털 시대다.

이제 갑이 아닌 을의 마인드를 갖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는 무한경쟁 시대가 다가왔다.

기자들이여! 하루빨리 특권의식을 버려라. 그렇지 않으면 갑인 독자가 그대들을 완전히 버려버릴 것이다.

김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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