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 재(광주교대 전총장)
인류사회가 지난 수 세기동안 겪어온 지식의 변화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학자들은 지식의 2배 증가 주기를 100년, 50년, 10년, 5년 등으로 갈수록 짧아진다고 말한다.

앞으로 얼마나 빠르고 다양한 지식의 변화가 올 것인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측면에서 다변화 시대인 21세기를 개방성, 이동성, 가변성, 불확실성, 시공을 초월한 시대 등으로 일컫는다.

변화는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서 수용되어야 할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교육분야에서 일어나야 한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교육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야 할 것인가? 교육이야말로 우리의 희망이다. 가정과 사회, 그리고 학교가 삼위일체가 되어 그 변화를 수용하고, 상호의존적으로 변화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우리는 교육의 방향을 논의할 때, 늘 대학 입시제도에 대하여 거론을 한다. 이미 국가적인 차원에서 바람직한 대학 입시제도계획이 안내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차원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우리 자신부터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자녀들의 학교 생활은 어떠한가? 그들은 오로지 대학을 진학하기 위하여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에 매달리며,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좀 더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 취업 준비를 한다.

그래서 그들은 삶을 풍요롭게 하거나 인간 관계에 꼭 필요한 교양을 쌓는 일에는 소홀하며, 경쟁 속에서 생존하는 데 익숙해져 버리고 변화하는 사회를 이끌어 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기본 지식을 습득할 여유가 없다. 그들은 계절의 변화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섭리는 물론 나와 너, 이웃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다.

청소년들은 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에 의해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학의 진학과 학력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갈 도구적 지식을 배운다. 각종 경시대회 및 유명 학원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경쟁의 대열에서 승리를 꿈꾼다. 그래서 그들은 일찍부터 승자와 패자가 되며 만족보다 좌절을 더 경험한다. ‘내 아이들만은’ 하는 부모들의 이기적 교육열이 오히려 청소년의 꿈을 망가뜨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부모들의 놓은 교육열이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는 긍정적 측면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자원이 빈약한 국가적 입장에서는 학부모들이 사교육비를 통해 학생들의 능력을 키워 줌으로써 국가적 예산과 투자를 절약할 수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경제분야의 재건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세계 속의 선진 한국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만든 요인으로 높은 교육열을 들며, 오히려 그것을 부러워하는 외국 학자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학생들을 학력신장이나 대학 입시 쪽으로 유도하는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에게는 모두 그 자신만이 타고난 개성과 인성이 있다. 일류학벌이라는 동일한 모양, 동일한 색상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내 나이만의 독특한 취향과 특성을 발견하고 키울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할 때이다.

사회에서도 개개인의 능력과 인성을 중요시하는, 그리하여 다양한 사회에 다양한 인적재원이 요구되는 때에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굳어지는 사회풍토를 개선해가야 한다. 또한 긍정적인 교육의 위하여 교육행정가들의 역할, 교사들의 자질 향상, 잘못된 가치관으로 흔들리는 사회 등 많은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가면서 세기적인 변화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개개인의 능력과 인성이 존중되는 보다 성숙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 사랑스런 우리 청소년들에게 아름다운 삶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기본적인 예절과 바른 인성을 갖추도록 교육여건을 조성하고, 대학의 진학보다 참 인생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 모습과 직업 세계를 경험하게 하고 건전한 이성 교제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

교사들의 역할 또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요즈음 우리 주변의 선생님들은 매우 열심히 생활한다. 전공에 대한 연수는 물론 영어, 컴퓨터, 한자 등 교양측면에서도 어느 직장인들보다도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나는 가끔 후배나 제자들에게 ‘늘 배우라’ 는 말을 자주 한다. 평소에 열심히 생활하는 준비된 교사들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꼭 필요한 자리에서 자아실현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기에 …….

우리 모두 다변화를 수용해야 하는 이 때, 알맞은 비전과 전략적 계획을 가지고 학교와 가정, 사회가 함께 생각하고 행동하여 아름다운 변화를 이루어 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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