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사회 통해 실체 공개…두 아버지와 아들, 진한 부정(父情)의 드라마

‘국민남동생’ 유승호를 비롯해 김영호, 고창석 등 연기파 배우들의 결합으로 기대를 모아온 영화 ‘부산’(감독 박지원, 제작 ㈜오죤필름/영화제작소 몽)이 7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제작발표회 때 박지원 감독은 “부산을 배경으로 밑바닥인생을 사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며 연출의도를 밝힌 바 있다. 얼핏 듣기에는 피로 얼룩진 남자들의 액션느와르가 스크린 전반에 펼쳐질 것 같았다.


△ 배우 김영호 [사진=JTN]

하지만 정작 영화는 부정(父情)에 관한 드라마에 더 치중돼 있었다. 함께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들 역시 거칠고 강한 장면들이 많이 편집돼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부산이란 공간적 배경이 주는 향토색도 그리 강하지 않다. 고향이 부산인 고창석을 제외하고 김영호와 유승호는 표준어를 구사한다. 가끔 보이는 해운대 앞바다와 광안대교를 제외하고는 인물들이 부산에 있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박지원 감독은 “쓰레기처럼 사는 하류인생들이지만 그들에게도 부정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국 감독은 영화에 드라마적인 요소를 강화함으로써 ‘아버지와 아들, 겉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가슴속 절절히 흐르는 부정’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전달한다. 엔딩크레딧 직전 뜨는 ‘父山’이라는 중의적인 로고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 배우 유승호 [사진=JTN]

그로 인해 영화 ‘부산’은 ‘신파와 통속’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게 됐다. 스토리면에서는 지난해 2월 개봉한 신현준 주연의 ‘마지막 선물’(감독 김영준)을 떠올리게도 한다.

양아버지가 수술을 받아야하는 아들(딸) 때문에 그의 친아버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야기 골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장편영화임에도 박지원 감독은 군더더기 없는 매끄러운 연출력을 보여주며 다음 작품에 기대를 모으게 한다. 통속적인 내용임에도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진한 감동이 느껴지는 것은 분명 감독의 힘이다.

거칠면서도 선 굵은 남자 연기를 소화한 김영호, 고창식 두 배우의 열연도 돋보인다. 유승호는 두 선배배우가 보여주지 못한 비주얼과 아역을 통해 쌓은 능숙한 연기력으로 성공적인 성인배우 신고식을 치렀다.


JTN 현화영 기자 / 사진 이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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