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은 여행사의 돈을 든 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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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정부는 싸구려 관광이 한국이미지를 먹칠하고 있어 저가 상품 근절에 나섰다. 특히 중국관광객에게 항공료에 불과한 저가 상품을 넘겨 받아 무리한 옵션 강요와 바가지 상품구매 등 관광피해가 크기 때문 이었다. 그런데 이런 싸구려 폐해 사례는 내국인 상대 국내관광에도 마찬가지다. 국내 싸구려 관광품질을 알아보기 위해 관광객과 동승 폐해 사례를 취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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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일,


인터넷에 덕유산 적성산 단풍구경과 인근 감 농장 감따기 체험 여행 (당일, 1만 9천원, 3식 포함)의 광고를 보고 오전 7시 30분에 서울역 대우빌딩 앞에 출발하는 ´마**여행사´(경기**사 106*)라고 차체에 크게 쓰인 버스에 올랐다. 우선 싼 값에 3식 제공에 가을 단풍을 보는 것과 잘 익은 감을 따 보는 체험이 있다하니 더욱 호기심이 일었다.



그렇지 않아도 저가여행에 대해 궁금하던 차에 모 시민으로부터 폐해 제보도 있든 참이어서 잠입 취재 긴장감마저 들었다.


 



버스 안에는 나이가 60이 넘어 보이는 노 부부들 몇 쌍이 있었고 그 외 60세 가깝게 보이는 여인 몇 명이 타고 있었다. 이 버스는 영등포 경방필에서 손님을 태우고 서울역 대우빌딩 앞을 경유 잠실 로데 백화점을 돌아 손님이 만석이 되는 것을 확인하고 목적지로 간다고 했다. 잠실역 롯데 백화점에 앞에서도 5십 중반이 넘은 부부와 그 외 여자 몇 명이 승차하니 만원이었다. 버스에 승차한 관광객은 거의 5~6십대 손님 29명,



차가 서울 에리어를 벋어나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가이드는 마이크를 잡더니



“나는요 이런 가이드 생활을 15년째 하고 있는 배태랑 가이드 ***입니다. 또 주부 가요 콘테스트에 나가 입선한 가수랍니다.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나? 어쩐다 하며, 여러분들 아침 일찍 나오시느라 식사도 걸렀으리라 생각합니다. 좋아하시는 찰밥으로 식사를 드리겠습니다” 했다.



짙게 화장한 그의 얼굴은 얼핏 보아 나이가 50은 넘어 보였다. 15년 경력답게 목소리도 상냥하고 친절감도 있어 보여 그런 대로 괜찮았다.


 



문제는 배식하는 식사를 보고 놀라는 것부터 시작됐다. 가이드가 말한 찰밥조식이


라는 것이 일회용 접시에다 화학용 비닐을 씌워 팥을 섞은 찰밥 한 스픈 정도, 콩나물 열다섯 가닥, 김치3쪽, 멸치 볶음, 두부조림 한쪽을 담아 좌석에 앉은 관광객에게 뒤로 전달하라며 밥을 돌렸다. 약간은 불쾌한 생각이 들었으나 그래도 워낙 싼 여행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여행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맘 싹이고 있었다.



일행인 어떤 노부부는 먹지 않겠다고 하니 할머니가 “먹읍시다” 하며 할아버지를 달래 듯 말했다.



식사가 끝나고 비닐봉지에 잔존물을 싸서 치우고 나서 가이드의 본격적인 안내가 시작됐다.



“이 상품은 여러분들이 내신 가격으로는 차량경비도 안 되는 가격입니다. 이 저렴한 가격으로 관광을 할 수 있는 것은 협찬사의 도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전은 협찬사 방문을 해야 하고 여러분들은 그 자리에서 협찬사에게 십시일반 도와 주셔야 합니다. 어차피 페키지여행은 똑 같습니다” 말하며 마이크에 온갖 아양을 떨고 있는 것이다.



그 때부터 내 머리에는 싸구려 약장사 관광이 시작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대 버스 안에 탄 승객 차림새를 보면 주머니가 두툼하지 않은 노부부 또는 노인 친구들인데 이들에게 무었을 팔 것이며 어떻게 협찬하라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어 가이드는 “협찬사는 금산에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인삼가공공장입니다. 인삼가공 구경도 하시고 인삼에 대한 설명도 듣겠습니다” 라 하는 가이드의 말이 거의 약장사 수준이었다.



얼마 안 있어 버스는 한적한 농촌에 있는 ‘고려바이오홍삼(주)삼자랑’이라고 크게 써 부친 인삼제조공장에 도착했다. 공장은 상당히 큰 규모였다. 우리차 보다 먼저 와서 있는 광광버스가 6~7대가 주차장에 있었다. 관광객은 하차해 인삼선별 작업장에 모여 이 회사 직원으로부터 인삼 선별 또는 찌는 과정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듣고 학교 강의실 같은 곳으로 안내 됐다. 앞에는 칠판이 있고, 의자를 줄지어 놓은 것이 규모는 작지만 흡사 학교 강의 실 같았다. 우리 일행은 6호 강의실에 안내 되었다. 이 회사 내 이런 강의실이 9개나 있어 매일 4~5백면이 다녀간다고 안내자가 말해줬다.


 



우리가 들어 있는 6호 강의실에 이 회사의 전무(?)라고 명찰을 단 심**씨가 들어 와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흑삼에 대한 생산과정과 효능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 우리회사에서 생산하는 흑삼은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이 가장 많이 함유된 6년근으로 아홉 번을 찐 것이라 관절염, 고혈압, 당뇨 등 모든 성인병에는 특효입니다. 또 여자들은 얼굴에 바르면 광택이 나고 화장이 잘 먹기 때문에 화장품에 썩어 쓰면 더욱 좋습니다” 등등등.... 구구절절 이것만 먹으면 무병장수를 약속한다는 조다, 작은 종이컵에 눈물만큼 따러 시음까지 시켜 줬다. 말도 청산유수였다. 이따금 자기 말에 박수를 보내 달라고 고개 숙여 인사한다.1970년대 딱 약장수 어투다.



드디어 팔아야 할 상품의 가격 얘기가 나왔다.



“인삼 엑기스 100개 들이는 시중 소비자 가격이 55만원인데 여기서는 혜택을 줘서 33만원(55천원*6회 할부)과 240개 들이는 시중소비자 가격 110만원인 것을 66만원(6만원*10개월)에 드린다”고 하며 마치 안 되는 것을 되게 해 주는 것처럼 생색마저 냈다.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쇠뇌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설명이 끝나고 나서 전무라는 작자 왈!


“오늘 오신 손님의 얼굴 보니 많이 팔릴 것 같다. 카드도 되니 걱정 말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큰 소리로 직원을 불렀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이 회사 감색가운을 입은 여자 7~8명이 우루루 들어오더니 관광객 한사란 씩 맡아 갖은 감언이설로 구매를 강요한다. 안산다고 고개를 돌리면 “돈도 없으면서 왜 관광을 다니느냐는 둥, 자식들이 이런 것 하나를 못 사주느냐는 둥”핀잔을 주기도 했다. 우리차 가이드도 합세해 일정량이 안 팔리면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일정량이 팔리지 않으니 이 회사 사장이란 사람이 등장했다. 박수를 치라고 했다. 순진한 사람들 뭣 때문에 박수를 쳐야 하는지도 의문인체 그저 박수를 친다.


사장이 하는 말!


“ 여러분 관광하는데 보태느라고 회사가 어렵다"


이거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싶었다. 듣는 사람으로서는 어이가 없다.


가이드, 판매원, 전무 할 것 없이 손님들을 붙들고 강매와 흡사한 상행위가 실랑이로 변해 갔다.


눈 안 마주치려고 땅만 보고 있던 나에게도 “아버님 같은 사람이 하나 팔아 줘야 된다”고 했다.



돈 주고 망신당하고 팔려는 사람과 사지 않으려는 사람과의 신경전, 이것 참 못할 짓이었다.



1만 9천 원짜리 관광버스 탔다가 33만 원짜리 흑삼구입, 이런 폐해가 아직 우리 사회에 있으니 울화통마저 치밀었다.


 




그 등살에 4 개가 팔렸다. 안내양은 버스에 타란다.



등에 무거운 짐을 벗은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이건 또 뭐야. 흑삼이 예상대로 팔리지 않아 녹용공장으로 간다는 것이다.



녹용공장에 간다 해도 누구하나 항의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이도 지긋하신 분들이었고, 모처럼 나왔는데 얼굴 붉히자 않으려고 전부들 참고 있는 듯 했다.



녹용공장에 도착했다. 공장 직원들이 나와서 도열하여 인사를 했다. 많이 해 본 솜씨였다.



해성영농조합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나오더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어려운 말을 해 놓고 자꾸 박수를 처 달란다. 녹용절단기로 자른 피가 벌건 녹용을 보이면서 이 녹용이야 말로 만병을 다스리는 것처럼 설명하더니 여기서도 직원들이 불러 갖은 이설로 구매를 권한다. 여기서도 일정양이 팔리지 않으면 팔릴 때 까지 붙들고 있을 눈치였다.


 



시간은 12시가 지났지만 점심 식사 얘기는 아예 없었다. 녹용공장에서도 두어 명이 구매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중식식당이 있는 곳이 40분이나 걸린다고 했다. 그런대 또 이건 뭐야?


차안에서는 가이드가 인삼사탕을 팔아 달라고 한다. 두 봉지에 1만원, 모두들 큰 것은 못 팔아 줬으니 이것이라도 사 주자는 표정이었다. 가이드는“이것 몽땅 팔면 3만원 남는데 기사와 가이드 팁이라고 생각해 주세요”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기사와 가이드는 부부라고 했다.


40여분을 달려 중식식당에 도착한 것이 오후 2시다. 전부들 배는 고프지만 말을 못하고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내 옆자리에 앉았던 70대 노인은 다시는 이런 관광을 하지 않겠다며 후회하고 있었다.


청국장 중식은 꿀맛이었다. 배가 고프니 반찬이 없고 청국장이 모자라도 시장이 반찬이었다.


 


중식이 끝나고 이제부터 예정된 관광길에 오른다 했다. 한 40분을 가면 적성산의 단풍을 본다 했다. 버스가 떠나자 이건 또 뭐야? 인진쑥으로 만든 환약을 파는 사람이 승차했다. 인진쑥이 만병통치란다. 이정도면 거의 짜증과 전쟁이다.


시간 관계상 버스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간다고 했다. 사실은 관광객들도 지처 도보로 가라면 가지도 못 할 지경되었다. 적성산 정상에다 주차한 뒤 개인적으로 산을 둘러보라고 하니 이것이 돈 주고 온 관광이었나? 아니면 돈 내고 끌려 온 포로 노릇인지?


 



한 시간 동안 있다가 감따기 체험을 간다고 했다.


30분정도 걸려 ‘**농원이란 간판 밑에 “마**여행사손님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감 농장에 도착한 것이 오후 5시경, 이곳에서도 관광객을 모아 놓고 자기네 감이 청와대에 납품되는 감으로 우리나라 최고품이라며 판매를 시작했다. 곶감, 감식초 등등…….감 따기 체험은 15분정도


1만 5천 원 한다는 25개 들이 감 한 박스가 이웃 농민은 3천 원 정도면 살 수 있다고 귀띔해 줬다.



감 농장에 서 1시간 이상 지체하다가 상경 서울 도착이 10시가 넘었다.


 


오늘 여행을 돌이켜 보면 여행 15시간증 여행사에서 홍보하는 관광지는 불과 1시간 반~2시간이고 나머지는 장사하는데 동원된 시간이었다. 또 시간도 그렇지만 싸구려 관광 갔다 더 많은 폐해를 입은 관광객은 누구에게 호소 할 것인가 하는 의문점을 남겼다.


정부나 이를 관장하는 기관은 이를 근절토록 조치를 취해야 될 것이다.


물론 싸구려 저가 좋아하는 관광객도 문제가 있지만…….


여행레저신문/남기수 전문기자



여행레저신문 /남기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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