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의원 “서울시, 야간에 모래 뿌려 눈가림”...민노당 “4대강엔 얼마나 많은 혈세 들어갈 것이냐”

서울 청계천에 조류(녹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제거하기 위해 연간 8000만원 이상이 소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4대강 사업의 예고편이라는 주장과 함께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신화로 일컬어지는 청계천이 ‘성공’이 아닌 ‘실패’작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서울시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청계천의 조류(녹조)가 징검다리, 여울, 보와 같이 비교적 유속이 느린 지점을 중심으로 전 구간에 걸쳐 연중 내내 발생되고 있고 서울시는 조류 제거를 위해 빗질과 마사토를 뿌리는 등 지난 3년간 연인원 2,147명과 8,308만원의 혈세를 투입했다.

조 의원은 특히 “마사토는 가벼운 물속에서 쉽게 구르기 때문에 조류가 끼지 않아 조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는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흘러내려가지 않고 돌 사이에 쌓이면서 조류를 덮어버렸다”며 “마치 녹조가 없어진 것 같이 시민을 속이는 ‘눈가리고 아웅식’ 대처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시가 20톤이 넘는 마사토를 시민들이 뜸한 야간에 살포했고 지난 15일에는 청계천 시점부터 모전교 하단, 세월교, 광통교 하단 등에 마사토를 집중 살포하는 것이 현장에서 직접 확인됐다”고 밝혔다.

녹조 발생 원인에 대해 조 의원은 “질소나 인, 유기물질과 같은 영양물질이 크게 유입되고 그 결과 부영양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하고 “녹조 자체만으로도 경관을 해치지만 먹는 물을 만드는 과정에 유입될 경우 물에서 냄새와 맛을 유발하고 염소 소독과정에서 발암물질을 생성시킨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6년 환경부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강원대가 수행한 연구에서 청계천의 조류가 미관상 불쾌감을 유발하는 부영양화 하천의 수준임이 판정됐고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연구 역시 청계천의 조류 문제를 인지, 살조제를 인위적으로 살포하는 방안이 제시됐다"며 청계천의 조류 문제는 예견된 결과임을 지적했다.

조 의원은 “오염된 현재의 청계천은 4대강 사업의 미래 모습이자, 수질악화의 예고편”이라며 “4대강은 청계천처럼 바닥을 빗자루로 쓸어낼 수도 없고 국민들 모르게 마사토를 뿌려 덮어버릴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한번 망가진 강을 다시 회복시키는 데는 너무나 많은 고통과 오랜 시간이 요구된다”며 “당장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사업시행 여부에 대하여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밟고 국민의 뜻을 물으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송두영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청계천 신화가 재연될까 두려워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멀쩡한 4대강이 청계천처럼 죽어가는 것이 두렵다”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도 4대강 사업과 연결지어 “강바닥 모래 파헤치는 데 수십조, 그 모래를 청계천에 쏟아붓는 데 수천만원이 드니 정녕 삽질의 연속”이라고 비판했다.

백 부대변인은 “하천 하나도 콘크리트로 도배를 하고 나니 이 지경으로 망가지고 수습하느라 8천만원의 세금이 드는데 4대강에 콘크리트를 발라버리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혈세가 필요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백 부대변인은 “4대강이 청계천처럼 망가진다면 복구도 불가능한 대재앙이 될 것이 뻔하다”며 “지금이라고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무모한 고집을 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