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도중 천공에 의해 합병으로 사망…의사,‘업무상과실치사’

[뉴스캔]대장내시경 도중 발생한 천공으로 환자를 사망케 한 의사에게 법원이 업무상 과실치사의 형사책임을 물어 경미한 벌금형을 선고해 비난을 사고 있다.

사건의 주요내용은 내과의사 A씨가 2008년 8월21일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러 찾아 온 B씨를 진찰한 후 수면내시경으로 항문에 기계를 넣어 검사하던 중 약 2cm 크기의 천공을 냈고, B씨는 이에 합병된 범복막염 등으로 다음날 숨졌다.

이로 인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자, A씨는 “사망원인을 천공으로 인한 범복막염이나 패혈증으로 볼 수 없고, 마취사고로 인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천공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대장내시경 결과 일정비율의 천공이 발생하고, 그 결과 사망도 발생할 수 있으며, 대장내시경 도중 천공이 일어나 환자가 사망하더라도 이는 현재의 의료기술에 내재한 한계 즉 허용된 범위 내에 있으므로 업무상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울산지법 형사 6단독 임상민 판사는 비록 1년이 경과되었으나 최근 A씨의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임 판사는 “천공이 발생한 날 저녁부터 심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맥박과 호흡이 빨라졌으며 다음날 그 증상이 더욱 심화됐고, 검안의와 부검감정의 모두 사망원인으로 천공, 범복막염, 패혈증을 들고 있어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천공을 봉합하기 위한 개복 의사였던 증인과 법원의 전문심리위원인 마취과 전문의도 패혈증과 마취사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면서도 천공, 범복막염, 패혈증과 사망사이에 인과관계를 긍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임판사는“대장내시경을 시술하는 의사는 천공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후좌우를 살펴 천천히 내시경 기계를 삽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채 기계를 삽입하다가 천공이 발생했다면, 기계를 삽입하는 과정에서의 의사의 업무상 과실행위로 천공이 발생한 것”이라고 과실 인정 경위를 밝혔다.

아울러 “사회구성원 상호간에 대장내시경 도중에 발생하는 사망사고에 대해 서로 허용된 범위로 합의했다고 볼 수 없고, 이는 대장내시경 도중에 일정한 비율의 천공 및 이로 인한 사망이 발생한다는 통계를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피고인의 주장을 일축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벌금형 300만원의 선고는 너무나 경미한 처벌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어서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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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곤 기자 oldp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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