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기 지정 따가운 눈총 피하기 어려워

취재가 대학로에서 이뤄지면서 대학로를 살펴봤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문화지구로 지정됐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문화지구로 지정된 대학로의 현실을 살펴봤다.

문화지구로 지정된 대학로가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것이 대학로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시와 종로구 관계자들은 탁상행정에 익숙해져 있어 문화지구 이후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현황조차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대학로 문화지구 지정은 생색내기로 지정했다는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학로는 문화예술진흥법 제8조와 제10조의 2의 규정에 의한 역사문화 자원의 관리·보호와 문화환경 조성을 위하여 필요한 지역으로 종로구 혜화동, 동숭동, 이화동, 명륜동 일대를 2004년 5월 20일 문화지구로 지정했다.

지정 당시 대학로는 공연장 109개, 영화관, 미술관, 박물관 등 공연예술문화시설이 121개였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대학로는 시와 종로구에서 보호 육성한다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지정 이후 대학로에 변화가 일어난 것도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관계자들이 허울 좋게 지정해 놓고 수수방관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로 한 관계자는 “철밥통 사고로 행정을 처리하고 있는데 울화가 치민다”며 “생색내기 위해 지정한 뒤에는 대학로의 특성을 살리는 어떠한 정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 대학로 문화지구 지정 조감도 ⓒ 서울시
문화지구 지정 5년이 지났지만 대학로를 찾는 사람들은 현재 대학로가 문화지구로 지정된 사실을 모르고 이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정구역에 있는 상인들 또한 지정 사실을 알지 못했다. 심각한 것은 공연을 올리는 배우들과 이곳을 애용하는 대학생들까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에대해 종로구 관계자는 “문화지구로 지정된 사실을 알리는 게시판을 한 곳에 설치해 볼 수 있도록 했다”며 “문화지구로 지정된 대학로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외부에 용역을 줘야 한다”는 괴변을 토했다.

한 대학생은 “대학로가 문화지구로 언제 지정 됐어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아르바이트 여대생은“대학로를 친구들과 많이 다녔지만 문화지구 지정 표시는 못 봤다”고 했다.

지도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로 문화지구는 446,569㎡로 광범위하게 지정됐다. 이 넓은 곳, 눈에 보이지도 않는 곳에 문화지구 지정을 알리는 표시가 단 하나 덩그러니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증언이다.

문화지구로 지정했다면 적어도 주요 통로를 통해 문화지구 지정 지역임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이 적어도 8개는 설치가 돼 있어야 하는 실정이다. 눈에 띄지도 않는 곳에 하나 설치하고 알리는 의무를 다한 것 처럼 태도를 보이는 공무원들의 태도가 꼴불견일 뿐이다.


이정민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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