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책임까지 져야 할 필요성 없는데요?"

▲ ▲ 철산4동 주민센터가 직무태만으로 독거노인을 방치해 죽음으로 이끌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윤리적 책임이 없다는 관계자들의 말을 어떡해 해석할 수 있을까. ⓒ 이정민
광명시 철산4동 주민센터(동장 홍종돈)의 방심이 독거노인을 죽음으로 이르게 만들어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오후 2시 철산 4동 한 다가구주택에서 폐지를 모으며 연명해 오던 65세의 독거노인이 주민의 신고를 무시한 주민센터의 방치로 싸늘하게 식은 몸으로 발견됐다.

독거노인을 발견한 이웃주민은 "지난 12일 한 주민으로부터 ´보이지 않는다. 같이 가보자´는 연락을 받고 집을 찾았을때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몸이 오그라 들어 있었다. 119는 전화를 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해 통장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주민센터 복지사도우미는 "12일 연락을 받고 집에 가 보신탕을 사놓고 왔다"며 "관리대상자가 아니므로 할 수 있는 조치는 취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이웃주민의 제보를 받고 찾아갔을 때 독거노인은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 혼자 일어나서 음식을 먹는 것도 힘든 상태였다. 이웃주민이 죽을 끓여서 입에 떠 넣어 줘야 간신히 먹을수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철산4동 복지사도우미는 형식적인 절차에 따라 기본적인 처치 즉, 보신탕과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진 밥을 놓고 온 것이 전부다. 이후 철산4동 주민센터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특히 복지사도우미는 ´바빠서 돌볼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15일 한 번 방문해 보겠다는 말을 남겼다.

철산4동 주민센터 직원들은 13일과 14일 위급한 상황의 독거노인에 대해 어느 누구도 찾아가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다. 총무라고 밝힌 한 관계자는 "우리가 윤리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당위성은 없다. 죽지 않았으면 됐지 않느냐. 6시가 넘었으니 퇴근해야 한다"며 월요일에 다시 와서 취재를 하라는 한심한 작태까지 보였다.

첫 날 방문 이후 독거노인의 상태를 파악하지조차 못한 이들의 방만한 태도는 결국 독거노인을 죽음으로 이끌었다.

16일 광명경찰서 관계자는 "공무원들을 처단할 어떠한 법적 조치가 없다. 직무상 잘못된 것을 고치지 않는 이상 법으로 처단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을 신고한 이웃주민의 말을 듣고 복지사도우미가 병원에 데리고 가 영양제를 맞혔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관리대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방치해 사실상 한 독거노인을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다.

이번 독거노인처럼 관리대상자가 아니면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공무원 관계자들은 그 어떤 처벌을 받지 않는다.

주민센터 한 관계자가 말한것 처럼 ´죽지 않았으면 됐지 않느냐´가 이제는 ´죽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람 목숨을 가볍게 여기고 그냥 나오는 대로 뱉어버린 공무원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동 주민이 무관심한 조치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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