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정기총회 파행, 대표회장 인준 거부안 상정, 몸싸움 고성 난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차기 대표회장 당선자 길자연목사(왕성교회)의 인준을 두고 몸싸움까지 하는 난투극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 한기총 제22회 정기총회가 20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대표회장 인준과 관련하여 이광원목사(합동중앙)가 길자연목사의 선거법 위반을 지적하며 대표회장 인준거부를 동의했다. 이에 대해 합동측 실행위원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이미 지난 사안은 그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해 큰 혼란을 빚었다.

위법사항을 알리지 않은 책임소재에 따른 질책에 선관위원장 엄신형목사는 “선관위원장, 서기 보고가 없는 것이 아니라 유인물로 받기로 해서 넘어간 것”이라며 “결의는 대표회장이 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엄목사는 또 “절차에 따라 선관위는 잘못한 사항이 없다”면서 “회원들이 받아들여 놓고 선관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김동권목사는 참고발언을 통해 “지금까지 논란이 되는 것은 일리가 있다. 다만 총회가 실행위보다 상위 기관으로 선관위에서 유인물로 보고받은 것을 다시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충하목사(대신)는 “선관위는 분명 잘못했고, 후보들도 범법사항이 있으면 사퇴한다고 이미 서약했다”며 “한국교회가 불법적인 것에 대해 자격을 주고 투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불법사항에 대해 총대들이 인지해야 한다. 선거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최귀수목사(예성) 역시 “실행위원회에서 잘못한 것을 문책하고, 고쳐야 한다. 인준을 무효화해야 한다”며 반대의견을 밝혔다.

박남수목사(선교)는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당선된 사람이 불법선거로 낙선된다. 그러나 후보의 선거법 위반에 대해 선관위 9명 모두가 결의해 놓고 이를 뒤집는 것은 안된다”고 일축했다.

이용규목사(기성)는 “선거는 이미 치뤘고 동의를 거쳐 넘어갔다. 문제를 제기하려면 선거 전에 했어야 한다”며 “한국교회 전체가 축제의 날을 맞을 수 있도록 인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준 찬반을 두고 회의장은 고성 발언이 이어졌고, 결국 몸싸움까지 이어져 대표회장은 직권으로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차기 대표회장 인준 가능 여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대표회장의 퇴장 후 일부 총대들이 임시의장을 선임해 회의를 계속 진행하자고 주장해 또다시 불법 논란이 일었다.

이 대표회장은 1월 27일 오후2시 다시 속회를 하기로 통보했지만 회의장에 남아있던 총대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용규목사를 중심으로 명예회장과 공동회장들이 모임을 통해 공동회장 중 조경대목사를 만장일치로 추대해 임시의장으로, 강진문목사를 임시서기로 선임했다.

이용규목사는 “20조 1항 다항에 공동회장은 대표회장 유고시 대표회장이 지명한 공동회장이 이를 대리한다. 단 지명하지 아니하였을 때는 연령순으로 대행한다는 법에 따라 조경대목사를 선임했다”고 말했다.

조경대목사는 임시의장으로 회의를 진행하며 길자연목사를 제17대 대표회장으로 인준했다.

이에 대해 한 총대는 “법 위반으로 선관위원에서 제명된 조목사를 임시의장으로 선임하는 총회가 무신 법과 질서가 있느냐”며 “불법으로 상식이 통하지 않는 한기총은 이제 제 역할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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