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부산대학교병원(원장 백승완) 비뇨기과·외과 수술팀이 신장암 환자의 종양과 전이부위(대정맥)를 절제하고, 절제된 환자의 대정맥을 뇌사자의 대동맥으로 이식하여 복원하는 수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하였다.

김래학(64)씨는 지난해 9월 오른쪽 옆구리에 가벼운 통증이 있어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쪽 신장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으로 지난 12월 28일 양산부산대병원 비뇨기과로 진료 의뢰 되었다.

지난 1월 14일 남종길교수 (비뇨기과), 문기명 (혈관외과) 교수 팀은 환자의 오른쪽 신장을 적출하였고 동시에 신장암이 침범한 대정맥 혈관과 반대쪽 (왼쪽) 신장혈관 일부를 제거한 다음 뇌사자의 사체 대동맥을 이용해서 12cm 정도의 결손부위를 대신하는 혈관 이식수술을 약 6시간에 걸쳐 진행하였다.
이로써 오른쪽 신장암이 진행되어 신정맥 및 대정맥을 침범한 환자의 대정맥을 암과 함께 완전 절제함으로써 종양물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 수술장면 ⓒ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일반적으로 신장암이 신정맥을 침범하거나 혈전을 형성한 경우 또는 대정맥 안으로 부분적으로 혈전이 생성된 경우에는 신장암의 절제와 함께 혈전을 제거 후 혈관을 봉합하게 되고, 하대정맥으로의 침윤이 일부 진행된 환자에서는 인공막 (패치)을 이용하여 부분적으로 보완을 할 수 있다.
▲ 뇌사자 대동맥 혈관이식 수술 모식도 ⓒ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하지만 환자의 경우처럼 우측 신장암이 대정맥을 완전 침범하여 정맥을 완전히 제거해야 할 경우에서는 수술을 통한 종양의 완전제거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양혈전이나 침범된 혈관을 일부제거 하는 경우 사망률은 대략 3-16%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나 신장암이 혈관을 완전히 침범하여 인공혈관을 이식해야 할 경우 보고된 바는 없지만 수술의 위험성은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장암에서 대정맥 전체를 이식하는 수술은 매우 드물게 시행하는 수술로, 대정맥 전체를 교체할 만큼 병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의 위험성이 높고, 대부분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많아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수술적 치료 보다는 내과적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뇌사자의 대동맥 (cadaveric aortic graft)을 이용한 수술은 이상적이고 성공률도 높으나 이식혈관을 구하기도 어렵고 매우 까다로운 수술로 생각되고 있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는 지난 4월 장기이식센터를 개소한 이후 간이식, 신장이식 등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어, 이 환자의 경우에도 13일 뇌사자 간이식 수술을 한 뇌사자의 사체에서 대동맥을 얻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환자는 수술 후 별다른 특이소견 없이 지내고 있으며, 수술 부위의 봉합사를 제거하고 24일 퇴원할 예정이다.

비뇨기과의 남종길교수는 “ 이와 같은 환자의 경우에서처럼 뇌사자의 혈관을 이용하는 수술은 상당히 진행된 단계의 환자에서 치료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운 치료의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혹은 간이식 등이 활발히 이뤄지는 외과와의 협진이 원활한 상태가 아니면 불가능한 수술이기 때문에 이번 수술을 통해 양산부산대병원의 수술, 진료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예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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