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념식이 거행된 몽골 국립문화궁전 전경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이다

몽골 군인의 날 겸 남성의 날(Монгол цэргийн баяр буюу эрчүүдийн баяр 몽골 체레긴 바야르 보유 에르추딘 바야르) 기념식이 3월 11일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과 몽골 군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울란바토르에 소재한 몽골국립문화궁전에서 거행됐다.

몽골에서는 1921년 3월 18일에 몽골의 독립 영웅 담딘 수흐바타르 장군(1893~1923)이 창설한 기마 부대를 현대 몽골 군대의 효시로 보고 이 날을 1947년부터 해마다 몽골 군인의 날(뒤에 남성의 날이라는 의미도 추가)로 기념하고 있다.
▲ ◇몽골 울란바토르 중심지 수흐바타르 광장 전경 왼쪽의 수흐바타르 장군 동상 옆으로 보이는 건물 상단에 ‘몽골 오르노 만돌리야(몽골 만세!)’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실상, 1920년대에 수흐바타르 장군이 이끄는 몽골 기마 부대는 러시아 백군 및 중국 정규군과 전투를 벌여 빛나는 전과를 올렸고, 1939년과 1945년에는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대일 군사 작전을 벌였다고 역사는 전하고 있다.

한편, 몽골에서는 몽골 군인의 날 겸 남성의 날에 열흘 앞선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과 보조를 맞춘 몽골 여성의 날(Эмэгтэйчүүдийн баяр 에메그테이추딘 바야르)로 기념하고 있는데, 몽골, 군인의 날 겸 남성의 날이 휴일이 아닌데 반해 몽골에서는 이 세계 여성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해서 하루를 쉬고 있다.

이 여성의 날엔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꽃 선물과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식사를 제공하며, 노래방이나 나이트 클럽에서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 레스토랑, 술집, 나이트 클럽은 며칠 전부터 예약이 끝나버리고 제과점의 케이크는 금방 동이 나곤 한다. 그야말로 몽골 여성들의 입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여성의 날만 같아라!”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 ◇몽골인문대학교(UHM) 한국학과 4학년 여학생들이 몽골 군인의 날 기념으로 케이크를 준비하여 강의 후에 동기 남학생들을 대접했다.

하지만, 이 몽골 여성들은 바로 이 몽골 군인의 날 겸 남성의 날에 거꾸로 몽골 남성들에게 근사한 식사와 술을 제공하게 된다. 여성의 날에 샀던 이 저녁을 남성의 날에 되돌려 받아 먹으니 몽골 남성들은 그리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 듯 보인다. 몽골 내의 각 직장이나 학교에서는 여성들이 꼭 식사가 아니더라도 남성들에게 간단한 다과를 대접하기도 한다.

한편, 서방 소식통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몽골군은 탱크 50대, 기동화 자주포 100문, 보병용 전투 장갑차 및 병력 수송용 장갑차 100대, 대공용 기동화 무기 450문, 기타 전투 장비 등의 병력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각 병사는 에이케이(AK) 소총과 기관총으로 탄탄하게 무장하고 있다고 한다.
▲ ◇몽골 군인의 날에 몽골 방송사에 등장한 몽골 군인들

몽골은 2000년대에 들어와서 미국 본토에 벌어진 9.11 테러 이후에 미국의 요청으로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한 초기 33개국 중의 하나가 되었으며, 최근엔 소수 정예군의 유엔평화유지군 파견 활동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의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 지정학적으로 열세일 수밖에 없는 몽골의 운명을 꿋꿋하게 극복해 나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기사제공=울란바토르 (몽골)=TK TIMES 알렉스 강 외신국장 겸 몽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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