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대면때의 잊을 수 없는 그맛을 선사해

발효 음식의 절대미학. 홍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홍어는 숙성을 통한 발효로 그 맛을 내는데 홍어의 독특한 맛은 그 어떤 생선도 따라올 수 없는 깊이가 있다.

홍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입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코를 찌르는 지독한 냄새와 톡 쏘는 자극에 기겁을 하고 피하지만 사실은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어느 순간 홍어를 생각하면 입안에 침이 고이며 그 맛을 또 찾기 마련이다.

▲ ‘욱이네’홍탁 메뉴중 홍어 사시미 ⓒ 한은남 기자

홍어가 차별화 되는 것은 다른 생선은 상하면 먹을 수 없는 것이 상식이지만 홍어만은 썩혀도 독이 사람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몸속의 담배독이나 술독을 제거하고 심지어는 담석까지 삭혀준다는 속설이 전해오는 약선을 겸비한 별미다.

홍어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자산어보’에 홍어를 먹으면 장이 깨끗해지고 술독을 해독한다고 쓰여 있으며 특히 기관지에 좋은 음식으로 관절염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홍어가 발효될 때 끈적끈적한 점액은 원기회복 식품으로도 유명해 남성들은 사죽을 못쓴다.

부산시 진구 개금동에 있는 ‘욱이네’홍탁(대표: 최태순 할머니). 이집은 20년 홍어조리경력의 할머니가 직접 요리를 만드는 곳으로 홍어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끼리 몰래 다니는 곳으로 유명하다.

위치도 백병원 밑 사거리에 자리하고 있어 오며가며 병원을 찾는 손님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특별한 애정을 받는다.

이집의 메뉴는 홍어삼합을 비롯하여,홍탁, 홍어애국, 홍어회무침, 홍어전 등 홍어요리와 시원한 조개탕과 구이가 전부다. 이집에서 사용하는 홍어는 목포산인데 최태순 할머니의 절대미각으로 엄선한 목포의 한집만이 주요 거래처라고 강조했다.

▲ 20년 조리경력의 최태순 할머니 ⓒ 한은남 기자

결국 다른 곳에서는 이맛을 볼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삼합’이나 홍어 사시미를 주문하면 인심좋은 며느리가 많이삭은 부위를 가운데 두고 두드럽게 삭은 홍어까지 부위들로 제공한다.

삼합은 홍어회, 돼지수육, 묵은 배추김치를 말하는데 묵은지에 적당히 삭힌 홍어 날개살과 삼겹수육을 싸서 입안에 넣으면 홍어의 톡 쏘는 맛이 입안을 가득 자극한 뒤, 씹으면 씹을수록 맛의 조화로움이 형성된다.

코에 어리는 알싸한 향훈과 혀끝에 착 감겨드는 속살의 아리한 맛, 잘 삭힌 홍어 한 점이 주는 맛의 경지는 매운 고추가루를 만나 정점을 이룬다.

홍어는 발효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코끝이 찡하고 입안에서 톡 쏘는 맛과 상큼함에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고급 음식이다. 이제 음식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우리 몸에 좋은 걸 알았다면 ‘욱이네’홍탁 식당에서 홍어의 참 맛을 느껴보자.

부산을 간다면 잊기힘든 이맛을 어떻게 놓치겠는가?

위치문의; 051-895-4827




취재 정창곤 기자 oldp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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