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MBC의 예능프로그램인 ‘우리들의 일밤’의 인기코너 ‘나는 가수다’에서는 두 명의 가수가 떠났다.
한사람은 지난주와 이번주의 합산 순위에서 7위를 해 규정에 따라 물러나는 나가수 원년멤버 이소라이고 나머지 한사람은 노래 도중 갑자기 스스로 노래를 멈춘 JK김동욱이다.

▲ 좌부터 JK 김동욱, 이소라 ⓒ MBC홈페이지

JK 김동욱은 우리에게는 약간 생소한 노래인 한영애의 ‘조율’을 마치 아프리카의 붉은 노을을 배경 삼아 펼쳐지는 한편의 영화처럼 멋지게 소화해 노래를 중단하는 해프닝 속에서도 청중평가단의 선호도 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가수들과의 공평성에서 문제가 될지도 모를 논란을 피하기 위해 김동욱 스스로 물러났다.

JK 김동욱은 부와 명예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프로그램인 ‘나가수’에서 스스로 하차하는 용감한 결론을 내려 깔끔한 퇴장을 했지만 오랜만에 TV에 나와 특유의 저음으로 무대에 실어준 그의 무게감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쉽기 그지없는 퇴장이었다.

▲ JK 김동욱 ⓒ MBC홈페이지

그렇지 않아도 이런저런 논란과 특혜시비로 힘든 나가수에게 자신마저 보탤 수 없다는 강단 있는 결정으로 보인다.
진부한 문장이지만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말에 딱 맞춤한 선택인 듯하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두 번의 공연 도중 중단 사태가 있었는데 앞서 말한 JK 김동욱 보다 먼저 옥주현의 공연 도중 음향기기의 문제로 중단되어 다시 녹화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녹화중단화면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어 논란이 생긴다하더라도 ‘직접 보고 판단하라’는 제작진의 정면 돌파의 뜻을 보여준 듯싶다.

만약 편집을 해 제대로 된 화면만을 내보낸다 해도 결국엔 다시 불거질 일부 네티즌들이 제기하는 ‘특정가수 특혜논란’을 피해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 옥주현 ⓒ MBC홈페이지

JK 김동욱, 그의 결정은 엄청난 비난과 민폐를 끼치면서 버티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선택이 아닐까.
어느 집단에서나 한, 둘씩 있는ㅡ 뛰어난 재능으로 가릴 수없는 열악한 인성을 지닌 사람들이 본받았으면 하는 대목이다.

그 어느 예능프로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나가수ㅡ 훌륭한 가수들의 회가 거듭될수록 빛을 발하는 진화에도 불구하고 처음만큼 몰입할 수 없는 이율배반을 보여주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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