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하는 푸른 눈의 독일인 신부가 명예시민증을 받게 되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1958년 이래 52년간 부산에 거주하면서 한국인보다 부산과 부산사람을 더 사랑하여 부산 적기(현 남구 우암동 일대)에서 피난민 구호사업을 시작으로 교육사업 등에 헌신해온 독일인 하 안토니오 신부이다.

이에 부산시는 하 안토니오 신부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기로 했다.
▲ 하 안토니오 신부

명예시민증은 6월 24일 오후 3시 30분 시청 7층 국제의전실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이 직접 수여하며, 빈민구휼사업과 교육사업 등을 통해 그 동안 부산 시민생활 개선에 기여한 공적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할 예정이다.

이번에 명예시민증이 수여되는 ‘하 안토니오 몬시뇰’(가톨릭 명예 고위성직자 칭호)은 1959년 남구 감만동 동항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하였다.

부임 후 가난한 사람들의 의식주에 관심을 가진 하 안토니오 신부는 지속적으로 구호활동을 하고 또한 적기(현 남구 우암동 일대) 사람들이 전쟁 후 살기 힘들었던 시대에 먹고 입는 일과, 질병 치료에 혼신의 힘을 다 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기거하는 사제관에 고아 일곱 명을 데려다 함께 살았으며, 이것을 계기로 행려자나 거동이 불편한 걸인들을 모아 돌보는 ‘사랑의 집’사업을 펼쳤다.
이는 현재 ‘삼랑진 오순절 평화의 마을’복지시설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 1965년 3월 학생 60명으로 시작한 기술학원은 ‘한독여자실업학교’가 되어 많은 기술, 기능인을 배출하여 사회로 진출시켰으며, 2009년 1월 ‘부산문화여자고등학교’로 개명하여 후학을 기르는 일에 밑거름이 되었다.

이 외에도 한독여자실업학교 이전 후 비어 있던 건물을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하여 1977년 2월 ‘교회 조산원’을 열었으며 1992년 2월까지 약 2만 명의 신생아 출산을 도왔다.
뿐만 아니라 1980년부터 ‘어린이날’ 마다 그 해 태어난 아기와 어머니를 초대하여 ‘어린이 대잔치’를 열어 주는 등 신생아 및 어린이들에게도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

특히 ‘하 안토니오 몬시뇰’의 모친은 외아들인 몬시뇰을 한국으로 보내고 1964년 자신의 집과 재산을 처분하여 ‘사랑의 집’ 건립비로 기부하고, 자신은 독일의 시립 양로원에서 여생을 보냈다.
현재 하 안토니오 신부는 사단법인 파티마의 세계사도직(푸른군대) 한국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편 하 안토니오 신부는 이번에 부산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기에 앞서 지난 1998년 부산 남구청으로부터 명예구민 제 1호로 선정된바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명예시민증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봉사활동에 헌신해온 외국인을 발굴해서 수여한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