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참 촌철살인이다. 누가 올렸는지 모르지만 인터넷에는 세상을 꿰뚫어 보는 힘있는 글들이 있다.

인터넷은 신뢰할수 없는 스팸 정보의 세계만은 아니다. 그야말로 ´사상교환의 장´(The Market of Ideas)이 따로 없다. 네티즌들의 손을 거치고 거치면서 한줄한줄마다 세상이 녹아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나돌던 착각 시리즈가 있다. 어쩌면 그렇게도 지금의 신문사 사정을 한마디로 함축해 놓을 수 있을까? 

웃기는 ´신문사의 착각´을 살펴보자.

동아일보: 여론을 선도한다고 생각한다.

중앙일보: 조중동이란 말이 칭찬인 줄 안다.

한겨레: 대학생들이 좋아해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고 있다.

한국일보: 동아일보랑 맞먹는다고 생각한다.

경향신문: 굿데이로 돈을 벌 거라고 생각한다.

문화일보: 현대가 아직도 재벌인 줄 안다.

국민일보: 1000만 기독교인이 있어 든든한지 아무렇게나 신문을 맹글어도 문제없다고 자신한다.

조선일보: 자신들이 아침마다 인쇄하는 종이들을 신문이라고 생각한다.

메트로: (기사보다 광고가 더 많은)새로운 형태의 신문을 만들어서 기쁘다고 한다.

´신문사의 착각´이란 제목으로 사이버 공간을 떠돌던 이 유머는 단순히 유머가 아닌 것 같다.

아직도 신문사들이 과거의 환상에서 못 벗어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직도 신문사들이 자기들간의 경쟁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미디어 융합은 미디어를 융합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시장 자체를 융합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아직도 ´설마´하는 도덕적 해이가 신문사와  구성원들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다.
 
더구나 사상유례 없는 광고격감 속에서도 옛날과 같은 시절 좋을때가 다시 있을 것이란 착각을 하는데 착각 치고는 대단한 착각이다. 아직도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체득하지 못하는 우매함의 소치이리라.

시간이 갈수록 신문사의 독자는 충성도가 떨어진다. 그 이야기는 20~30대가 커가면서  나에게 맞는 뉴스면 그걸 보는 것이지 조선일보 한겨레신문 국민일보를 보고 신문을 보고 구독하는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정해 보자.

조선일보가 기막힌 편집기술로 기독교면을 만든다고 해보자. 국민일보 독자인 크리스천이 안 움직일까. 아마 국민일보 시장의 상당부분이 잠식될 것이다.

이미 신문독자 시장은 무너지고 있다. 미디어 융합같이 시장의 경계도 무너지고 이에 따라 독자간의 두터운 벽도 허물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신문사들은 과거의 관행에서 못 벗어나고 기업을 얼치고 매치며 광고수익에 매달려 있다. 비합리적인 광고시장도 조금 더가면 더이상 지금과 같은 관행이 안통할 텐데...

하기야 지금 신문사의 매출의 85%가 기업광고라는 기형적 구조에서 당장 오늘 살아남으려면 영혼이라도 팔아야 할 형편이니 별 수가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버티면서 갈까?

미래 미디어 시장을 내다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광고시장은 제로섬 게임이다. 종이신문에서 이탈한 광고는 다른 이종매체 어딘가로 흘러간다. 갈수록 광고홍보는 기업으로서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결코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두뇌 없는 몸집은 비계덩어리일 뿐이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을 이야기하지만 다윗은 믿음과 전략이 동시에 있었다.

미디어 전략을 갖고 처절하게 싸워도 신통치 않을 마당에 여전히 과거의 착각에 빠진 신문사들의 모습을 네티즌들은 일침을  놓았다.

사이버 공간에서 네티즌들은 격이 떨어지는 글을 보면 이렇게들 댓글을 단다.
 
´우리가 찌라시(신문사)들보다는 좀더 나은 기사를 써야 하지 않나요? 

김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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