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만표 前 대한항공 객실승원부 선임사무장의 정년퇴임식 기념촬영]

“어제와 다른 내일을 만들기 위한 꾸준한 인생 디자인”을 좌우명으로 승객과 항공기의 안전은 물론 보안 및 서비스 업무를 담당한지 만30년7개월,
총29,000시간이라는 비행기록을 세우면서 지난 3월30일 KR702편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인천공항도착을 마지막으로 정년퇴임한 전만표 대한항공 객실승원부 선임사무장.

전만표 씨는 서울광성중․고등학교와 명지대학교를 졸업하고 R․O․T․C 장교로 1981년 6월 육군 중위로 전역, 그해 8월 보안승무원으로 입사해 대한항공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그의 임무는 항공기 안전 및 보안업무 수행. 특히 전만표 씨는 학창시절 줄곧 태권도선수로 활약하는 등 남다른 무도실력을 겸비하고 있어 일찌감치 주위로부터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한편 항공사 보안업무는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약40개국 119개 도시의 스케줄을 받고 움직이는 특수성 때문에 어느 한 지역의 시간을 맞춰 생활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렇듯 땅을 밟고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그 곳 환경에 맞추면서 적응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강한 정신력과 체력으로 정년퇴직까지 최선을 다한 전만표 前대한항공 객실승원부 선임사무장이 그동안 자신의 발자취를 뒤돌아보았다.
▲ [총29,000시간이라는 비행기록을 세우고 지난 3월30일 KR702편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인천공항도착을 마지막으로 정년퇴임한 전만표 대한항공 객실승원부 선임사무장]

Q : 30년 7개월 동안 가장 잊지 못한 일이 있다면?
1983년 미국 앵커리지에서 서울로 오던 대한항공이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사건으로 탑승객 전원 및 함께 비행하던 동료들과 친히 지내던 직계선배, 입사 동기의 사망이 지금도 가슴을 아프게 한다.
또한 탑승객 전원 사망한 1987년도 KAL기 KE858편 폭파 김현희 사건, 그리고 1989년 대한항공 KE-803편 여객기는 서울을 출발해 방콕을 거쳐 트리폴리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공항 활주로 지점에서 추락해 승무원들을 포함해 약4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특히 이 노선에서는 본인이 서울에서 방콕까지 직접 탑승해 서비스 업무를 하고 방콕에서 하기하였으나 당시 사무실 근무(89~91년까지 승무원 관리 업무)를 하면서 비행 업무는 월1회 탑승할 당시, 탑승 구간이 서울에서 트리폴리 공항까지 가는 것으로 명단에 기재가 되어있었기에 뉴스에서 탑승객 사망, 미확인 명단에 본인이 포함돼 있어 동료 및 가족들로부터 걱정을 주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그 당시 안타깝게 사망한 탑승객 및 동료 승무원들이 생생히 기억이 난다.

Q : 운항 중 어려웠던 점은?
탑승하는 수백 명 승객의 다양한 국적 및 연령, 직업, 성격, 성별 등 및 여행 유형에 따라 각기 다른 승객들을 한정된 시간 속에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기도 하고 힘든 일이다. 특히 탑승객 중 갑작스러운 환자 발생 시에 빠른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환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응급조치에 따라 생존 여부가 달려 있기에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Q: 승객들에게 꼭 바라고 싶은 말은?
입사초기의 일이기는 하지만 근무 중에 단체 탑승 승객들의 난동(중동노선의 산업 전사들이 일을 마치고 한국으로 입국하기 위해 탑승하여 술 마시고 편싸움 사건)이 기억이 난다. 기내 식기류 포크와 나이프를 갖고 싸움을 하는 공포 분위기로 인해 급기야는 안전 운항에 지장을 주는 과정까지 갈 뻔했던 일들을 해결했던 일이 생각이 난다.

현재는 이러한 사례는 없지만 근무를 하다 보면 승객과 승객들끼리 가벼운 말싸움으로 시작되어 몸싸움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종종 있다. 그럴 때 승무원은 어느 한쪽으로 편중, 편애를 할 수 없기에 화해 유도하기가 정말 힘든 부분이다. 배려와 양보가 간절할 때가 있기도 하다.
항공기에서 제공되는 최고의 서비스는 탑승객 전원에게 최종 목적지까지 편안하고 안전하게 무사히 모셔다 드리는 안전운항이기에 승객, 승무원 모두가 협조와 양해를 필요로 하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며 특히 다양한 국적과 인종 문화적 차이의 합해진 공간이기에 매너(Manner)와 에티켓(Etiquette) 또한 지켜주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해 본다.

Q : 근무 중 본인에게 닥친 위기의 순간은 없었는지?
만 30년이라는 근무 중에 크고 작은 위험과 위기의 수난은 많았지만 스스로 감당할 수 있었고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주어진 큰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크게 기억나는 일은 없지만 입사초기 겨울 해외 Station에서 근무를 마치고 휴식 중에 뉴욕에서 시내 구경하다가 모르고 저녁 늦게 할렘가로 들어가 엄청 공포 분위기적인 길거리에서 현지인들이 쳐다보며 말을 걸며 다가오는 눈길과 행동에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Q : 앞으로 후배 보안승무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는 보안승무원 제도가 없어졌고 객실승무원이 항공기 안전, 보안 및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약 4~5년 동안 남자승무원 입사가 없었으나 1년 전부터 다시 채용을 하고 있다.
비행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투철한 직업의식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또한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업무 수행을 해야 할 것이다.

Q : 마지막으로 자신을 환송해준 직원들에게 한 마디
지난 시간 동안 함께 했던 선, 후배 동료 승무원들 모두에게 일일이 인사를 했어야 옳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입장에 있던 중 기사를 통해 인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30년7개월 근무를 접는 마지막 비행 업무에 함께 탑승한 동료 승무원들 그리고 따듯한 환송을 해준 대한항공 승우회 회원, 객실 승무본부 임원, 승원 팀장님 등 여러분들의 격려와 배려에 감사드리며 또한 객실 R․O․T․C 출신 동문님들의 환송에도 감사드린다.

Q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기회가 된다면 태권도 관련 일을 하고 싶다. 태권도는 내가 자라온 과정이고 삶이었기에 선수 출신으로서 오랜 비행 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하게 태권도계의 세계적 흐름 등을 관찰해 왔다. 특히 태권도가 국, 내외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어떻게 대처하고 준비를 하고 있는지 다양한 각도에서의 분석 등, 그리고 세계적으로 급박하게 변해가는 문화, 관습, 생활의 변화에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Global Leader적인 Business 방식으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지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주변에 나와 함께 운동을 했던 태권도 관련 스승, 선배, 친구, 후배 분들께서 왕성한 활동을 하시고 계시기 때문에 아무래도 관심이 많다.

현재 전만표 씨는 부인 김일주 씨, 아들 전 찬 군, 딸 전지현 양 등과 함께 퇴임 후 맞보지 못한 가족사랑에 흠뻑 빠져 살고 있다.
▲ [왼쪽부터 전만표 前 대한항공 객실승원부 선임사무장과 딸 전지현 양, 아들 전 찬 군,부인 김일주 씨와의 단란한 모습]

한편 부인 김일주 씨는 “한 달이면 거의 매일 집을 떠나 생활하는 분이라 집에서는 항상 걱정도 되고 불안감이 있다. 하지만 근무를 나가는 당사자 역시 긴장의 연속이기에 남편에게 절대적으로 이런 모습들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생활 했던 것이 힘들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특히 집에 있는 사람은 남편 없이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하며 예기치 않는 일들이 발생을 해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이런저런 일들, 남편에게 신경 쓰이는 부분은 최대한 표출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들이 힘든 부분이었다.”라며 그간의 마음 조림을 풀어놓는다.

전만표 前대한항공 객실승원부 선임사무장은 “30년 7개월이라는 불규칙적인 생활의 연속에서 이제는 정상적인 생활패턴을 위해 아침, 점심, 저녁이라는 시간적 느낌의 생체리듬을 조절하고 있다. 특히 운동을 통해 정신적 체력적 보강과 Mind를 규칙적인 생활 패턴으로 변경해 나가야 될 것으로 생각하고 이러한 것들은 약2~3개월 정도 재충전을 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말하는 그에게서 이제는 하늘이 아닌 지상에서 그의 의지와 꿈이 새롭게 꿈틀거리고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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