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균의 자연이야기
산속 길을 가다보니 우리나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비단길앞잡이가 바로 눈앞에 보였다. “야! 이쁜 곤충인데... 사진 찍어야겠다.” 하면서 쫒아가지만 좀처럼 카메라에 잘 안 잡힌다. 마치 내 길을 안내 하듯 다가가면 풀쩍 몇 미터 앞을 날아가 나를 바라보고 앉는다. 그러면 잽싸게 카메라를 들이대지만 카메라 모델은 하기 싫다고 손사래를 친다. 그래도 오기로 카메라에 담겠다고 또다시 다가서면 뒤도 안돌아보고 몇 미터 앞으로 날아간다.빨리 따라오라는 듯 풀쩍 풀쩍 뛰어가기만 하며 약 올리는 통에 지쳐버렸다.
한참을 뒤 쫒다가 지쳐서 그냥 모른 체 하였더니, 저도 지쳤는지 잠시 길을 쉬어가겠다고 어느 길가에 살포시 앉는다.
등껍질이 총천연색으로 알록달록하게 생겼다하여 비단길이라 지어진 비단길앞잡이는 잠시 쉬는 시간에도 뭐를 찾느라 분주하다.

딱정벌래목 길앞잡이과에 속하는 비단길앞잡이는 암컷은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지만, 수컷은 암컷과 사랑을 나누는 데만 관심을 갖지 암컷에게 잘 보일 생각을 안 하는 간뎅이가 분 곤충이다.
녀석은 식성이 좋아 작은 곤충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식충이다.
자기보다 몇 배 큰 거대한 지렁이도 싸워서 잡아먹고 사는 포식 곤충으로 곤충세계의 호랑이라 불린다.
4월에는 열심히 먹이를 잡아먹고 5월초 짝짓기를 해서 5월 중순이면 알에서 깨어나는 비단길앞잡이를 5월에 만났다.
“뭐를 발견 한 걸까? 아니면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열심히 움직이던 비단길앞잡이가 움직이지 않고 주위를 살핀다.
“ 짝짓기 계절인데.....”
짝을 찾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숨을 죽이며 기다리고 있다.
시간은 점점 지나가는 데.....
비단길앞잡이도 초초하게 간절히 님을 기다리는 듯 입가에 입술이 타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보는 내가 더 안쓰러워 견딜 수가 없다.
기다리는 님은 오지를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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