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균의 자연이야기

산속 길을 가다보니 우리나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비단길앞잡이가 바로 눈앞에 보였다. “야! 이쁜 곤충인데... 사진 찍어야겠다.” 하면서 쫒아가지만 좀처럼 카메라에 잘 안 잡힌다. 마치 내 길을 안내 하듯 다가가면 풀쩍 몇 미터 앞을 날아가 나를 바라보고 앉는다. 그러면 잽싸게 카메라를 들이대지만 카메라 모델은 하기 싫다고 손사래를 친다. 그래도 오기로 카메라에 담겠다고 또다시 다가서면 뒤도 안돌아보고 몇 미터 앞으로 날아간다.

빨리 따라오라는 듯 풀쩍 풀쩍 뛰어가기만 하며 약 올리는 통에 지쳐버렸다.
한참을 뒤 쫒다가 지쳐서 그냥 모른 체 하였더니, 저도 지쳤는지 잠시 길을 쉬어가겠다고 어느 길가에 살포시 앉는다.

등껍질이 총천연색으로 알록달록하게 생겼다하여 비단길이라 지어진 비단길앞잡이는 잠시 쉬는 시간에도 뭐를 찾느라 분주하다.
▲ ⓒ 사진제공 김봉겸


딱정벌래목 길앞잡이과에 속하는 비단길앞잡이는 암컷은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지만, 수컷은 암컷과 사랑을 나누는 데만 관심을 갖지 암컷에게 잘 보일 생각을 안 하는 간뎅이가 분 곤충이다.
녀석은 식성이 좋아 작은 곤충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식충이다.

자기보다 몇 배 큰 거대한 지렁이도 싸워서 잡아먹고 사는 포식 곤충으로 곤충세계의 호랑이라 불린다.
4월에는 열심히 먹이를 잡아먹고 5월초 짝짓기를 해서 5월 중순이면 알에서 깨어나는 비단길앞잡이를 5월에 만났다.

“뭐를 발견 한 걸까? 아니면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열심히 움직이던 비단길앞잡이가 움직이지 않고 주위를 살핀다.
“ 짝짓기 계절인데.....”
짝을 찾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숨을 죽이며 기다리고 있다.
시간은 점점 지나가는 데.....
비단길앞잡이도 초초하게 간절히 님을 기다리는 듯 입가에 입술이 타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보는 내가 더 안쓰러워 견딜 수가 없다.
기다리는 님은 오지를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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