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나무 잎 벌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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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 잎 벌레의 사랑
  • 류시균
  • 승인 2012.07.02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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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균의 자연이야기
“어? 이 녀석들 봐라! 개미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네.”
가래나무 가지에 달라붙은 곤충 한 쌍이 협동해서 일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렵게 구한 식량을 수컷과 함께 집으로 옮기는 것 같아 바짝 다가섰다.
개미들이 식량을 나르기 위해 서로 협동해서 옮기는 것은 봤어도 다른 곤충이 협동해서 식량을 나르는 것을 보지 못 했던 나는 의아하게 생각하며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갔다,

한참을 관찰하던 나는 “어? 그런데 이상하다!”
암컷의 엉덩이에 달라붙어 부풀어 오른 우윳빛 물건이 식량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이들이 뭐하는 것일까?

“아하! 이들이 사랑을 나누고 있구나!”
나는 그만 얼굴이 벌개 졌다.

▲ ⓒ 사진제공 김봉겸
그제야 오전에만 사랑을 나누는 호두나무잎벌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며 갖은 포즈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마치 사랑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 것 같아 신기하게 느껴졌다.

한국, 중국, 일본에 주로 서식해서 호두나무, 가래나무에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이들이 사랑을 나눈 후 곧바로 산란하여 유충으로 번데기가 될 때까지 3번의 변신을 하게 되는데, 보통 10여일 걸린다. 그리고 번데기로 2-3일 살아가다가 우화하여 성충이 되어 며칠간 나뭇잎을 섭취한 후 다음해 4월말까지 월동에 들어가는 놈이다.

호두나무잎벌레는 4월말에 출현하여 5월 초순에 활발한 성충기를 거쳐 5월 중순이 되면 신성충이 출현하여 월동에 들어가는 데, 주로 지피물(땅에 떨어진 나뭇잎, 나뭇가지)이나 나무의 갈라진 수피 틈에서 월동을 지낸다.

이 녀석들은 지금 산란하기 위해 서로 사랑하는 중이다.
암컷은 사랑하기 전에 배불리 먹어 배가 산처럼 부어올라 있다
사랑하기 전 실컷 배부르게 먹는 것이 이들의 습성이란다.

“참, 미련하게도 사랑나누기 직전에 산처럼 배부르게 게걸스럽게 먹는 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저렇게 배불뚝이 같이 되어 있는 놈을 좋다고 사랑하려는 수컷은 더더욱 이해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저들은 외모를 보고 사랑하지 않는 구나!” 하는 생각이 미치자 오히려 사람들의 외모지상주의에 새삼 낮 간지러워 졌다.

“애들아, 지금 남생이무당벌레가 오고 있어!” 하고 소리치자 이들은 하던 사랑을 멈추고 얼른 나뭇잎으로 숨으려 발버둥 친다.

남생이무당벌레는 이들을 인정사정없이 물어뜯어 죽여 버리기 때문에 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천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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