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캔SNStvNEWS - 정광윤의 시사진단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광윤의 시사진단’입니다.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던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어제 의원총회에서 부결되었습니다. 부정 경선으로 뽑힌 두 의원을 살리려고 진보당 스스로 몰락의 길을 재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 진보당의 비례대표 후보 부정 경선은 진보당의 자체 진상 조사에서 낱낱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두 의원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럼에도 두 의원은 구차한 논리로 지금까지 버텨 왔습니다.

그리고 두 의원을 포함한 구 당권파는 진상 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당을 위기에서 구하려는 신 당권파 지도부에 폭행까지 자행하며 기득권에 연연해 왔습니다.
나아가 의원총회에서마저 두 의원의 제명안을 부결시킴으로써 그나마 남아 있던 진보당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게 하였습니다. 참으로 뻔뻔스러운 작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역대표든 비례대표든 국회의원은 전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로부터 엄청난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결격 사유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중차대한 국회의원 자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국회의원 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선 국회가 두 의원에 대한 제명에 나서야 합니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비롯한 구 당권파는 언론 등의 비판에 대하여 남의 당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태도를 취한 적이 있습니다. 부정 경선 문제는 단순히 통합진보당 내부의 문제가 아닙니다.

진보당은 13명의 국회의원을 가진 원내 정당입니다. 엄청난 국민의 혈세가 지급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급 선거에서 후보자를 내는 진보당의 실상에 대하여 우리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고, 잘못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권리도 있습니다.

진보당을 잘 아는 많은 사람들은 구 당권파의 부정 경선이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관행처럼 있어 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방법을 통하여 당권을 장악하고 유지해 왔다는 것입니다. 그들 스스로는 진보 세력임을 외쳐 왔으나, 실제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장 퇴보적인 집단임이 드러난 것입니다.

진보당의 구 당권파는 부정 경선 문제가 아니더라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종북주의입니다. 이것은 민주노동당 시절 평등파 당원들이 훨씬 오래 전부터 제기했던 문제입니다.

그 문제로 2008년에 많은 평등파 당원들이 탈당하여 ‘진보신당’이라는 새로운 진보 정당을 창당한 바 있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낡은 관성과 행태를 갖고 있습니다. 신 당권파를 중심으로 이런 낡은 요소들을 청산하려는 노력이 진행되어 왔으나, 이제 무산될 운명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진보당은 사실상 죽었습니다. 전당대회에서 쇄신파가 당권을 차지했지만, 구 당권파는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안 부결을 계기로 당권 재탈환에 나설 것입니다. 그리고 부정 경선 진상 조사 결과를 폐기 처분할 것입니다.

따라서 당을 쇄신하고자 노력해 온 당원들이 이 당에 더 이상 머물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실은 심상정 의원 등 진보신당 탈당파와 유시민 전 대표의 국민참여당이 민주노동당 계열과 합친 것부터 잘못된 일입니다. 철학과 노선과 조직 문화가 전혀 다른 이질적인 세력들이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합친 결과가 오늘의 사태를 불러들인 것입니다.

진보당의 쇄신 실패로 민주당이 진보당과 연대할 가능성은 희박해졌습니다. 집권을 꿈꾸는 정당이 국민으로부터 곧 퇴출 명령을 받게 될 정당과 손을 잡을 실익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진보당과 연대하는 순간, 민주당 역시 퇴출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보수 정당뿐만 아니라 건전한 진보 정당 또한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진보당은 스스로 진보 정당임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무리 그럴 듯한 강령과 정책을 내세운다 하더라도 부정과 비리를 뿌리 뽑지 않고 잘못에 대하여 최소한의 책임조차 지지 않는 진보당은 더 이상 진보 정당일 수 없습니다. 아니, 민주주의 국가의 공당일 수 없습니다.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헌법 제8조를 위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진보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제 올바른 진보 인사들이 새로운 진보 정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만이 대한민국에서 진보 정당이 깊게 뿌리내리기를 기대하는 적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부응하는 길입니다.

▲ ⓒ (진행/해설 - 정광윤, 촬영/편집 - 김혜란 기자)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