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광윤의 시사진단’입니다. 서울대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이 무서운 속도로 뛰어오르고 있습니다.

급기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오차범위를 벗어나 앞서고 있습니다. 작년 10월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에서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안철수 교수는 그동안 박근혜 후보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해 왔습니다.

하지만 안철수 교수는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새누리당이 4.11 총선에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둠으로써 최근에는 박근혜 전 위원장에 크게 뒤지는 흐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책 출간과 TV 토론을 통하여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히자마자 다시 여론의 지지를 회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안철수 교수의 경쟁력은 이미 예견된 일입니다. 단적으로 안 교수의 경쟁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입증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위원장은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이 빠지자 ‘박근혜 대세론’이라는 허황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 결과 기득권에 안주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습니다.

제19대 총선 공천은 ‘자기 사람 심기’에 급급한 나머지 개혁 공천을 하지 못했습니다. 물갈이가 곧 개혁 공천인 양 호도했을 뿐입니다. 민주당의 자충수로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새누리당이 잘 해서 따낸 승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전 위원장은 이를 착각했는지 그 이후 지금까지 여론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규정 논의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실망 그 자체입니다.

비주류 후보들의 주장에 다소 허점이 있다 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든 당내 경선에서 1등이 보장된 박근혜 전 위원장이 ‘원칙’을 내세워 논의조차 봉쇄한 것은 스스로 정치력 부재를 드러낸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기득권에 연연하는 것이 과연 원칙인가라는 비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박근혜 전 위원장 스스로 본선 경쟁력을 갉아먹는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박근혜 전 위원장은 5.16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여론의 실망을 점점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잘못 때문에 안철수 교수의 재등장과 맞물려 하루아침에 ‘대세 후보’에서 ‘불안한 2등 후보’로 밀려나게 된 것입니다.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박근혜 후보 캠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교수에 대하여 지나칠 정도로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검증팀을 만들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안철수 교수가 잠재력이 있다 하더라도 대통령 후보로서 적합한지는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소한 문제에 트집을 잡고 자질 폄하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박근혜 전 위원장의 지지율을 까먹게 될 뿐입니다.

‘박근혜 대세론’이 허상이듯이 ‘안철수 대세론’도 허상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안철수 교수에게도 위기가 찾아올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박근혜 전 위원장의 태도입니다.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승패의 열쇠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행보를 하느냐의 여부입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박근혜 전 위원장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정수장학회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좀 더 대범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경쟁 후보들의 발언이 다소 지나치더라도 이를 너그럽게 포용하는 아량이 필요합니다.

또한 박정희 시대에 대하여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박정희의 딸’로서가 아니라 ‘유력한 대통령 예비 후보’라는 공인으로서의 역사관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잘한 것은 잘한 대로, 잘못한 것은 잘못한 대로 흔쾌하게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미래로 나아가자”는 박 전 위원장의 말에 설득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과거형 지도자’로 인식되는 한, 안철수 교수가 아니더라도 야권 후보에 승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국민들은 박근혜 전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것입니다. 특히 중립 지대에 있는 유권자들은 더욱 그럴 것입니다. 박 전 위원장의 언행이 마음에 드는지 아닌지에 따라 선택을 달리 할 것임이 분명합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은 안철수 교수나 다른 야권 후보와 경쟁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아버지 문제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일 모두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자신과의 싸움에 이긴다면 안철수 교수에게도 이길 수 있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다면 어떤 야권 후보에게도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 ⓒ (진행/해설 = 정광윤, 촬영/편집 = 김혜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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