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대한 법적 청산 반드시 필요"...문재인 "사과 힘들었을 텐데 잘 한 일"

민주통합당은 24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과거사 입장 정리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법적 청산을 비롯한 후속조치로 진정성을 보일 것을 주문했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5·16, 유신, 인혁당 사건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로 인해 상처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늦었지만 변화된 인식을 보여준 점은 평가할만하고 환영한다"며 다만 "제대로 된 화해협력의 기준은 몇 마디 말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실천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박 후보가 어떤 후속조치를 내놓을지 지켜보겠다"고 논평했다.

정성호 당 대변인은 "유신체제를 지탱해온 긴급조치 1, 4, 9호는 최근 위헌판결을 받았고 인권 유린, 재산 피해와 관련된 소송들이 지금까지도 줄줄이 대기상태"라며 "헌법학자들의 주장처럼 유신헌법체제에 대한 법적 청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유신헌법 40주년을 맞아 국회차원의 무효화 결의안을 제안한다"며 "박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면 적극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용진 대변인은 보다 날세운 논평을 내놨다. 그는 박 후보가 프롬프터의 오기를 그대로 읽어 인혁당을 ´민혁당´으로 발음한 것을 놓고 "사과를 해야 할 대상의 사건명조차 헷갈려 하는 후보가 어떻게 대통령이 되어 화합의 행보를 할 수 있겠느냐"며 "피해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하는 사과가 과연 진정성 있는 사과냐"고 따져 물었다.

박 대변인은 "프롬프터에 잘못 적혀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읽어버린 오늘의 헤프닝을 역사는 ‘수첩공주의 프롬프터 사과’로 기록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억지춘향식 사과가 피해자들의 눈물을 거두게 하고 국민통합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문재인 후보는 이날 가진 타운홀 미팅 인사말에서 박 후보의 사과에 대해 "힘든 일이었을 텐데 아주 참 잘 하셨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 역사를 제대로 정리해서 국민화합, 통합으로 가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전반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 24일 홍대의 한 카페에서 타운홀 미팅을 가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