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참화는, 복지사각지대의 허술함, 한전 단전, 이웃들의 무관심
-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란 비난 면키 어려울 것


지역언론 고흥신문은 “어머니와 아들을 잃은 주 씨의 따님은 영정 앞에서 어린 딸을 보듬고 그저 말문을 잃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라고 보도 했다.

지난21일 새벽 전남 고흥군 도덕면 신양마을 주 모씨의 목조주택에서 화재가 발생 주 씨의 부인 김모(58)씨 외손자(6)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주 모씨는 얼굴 등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이다. (본보 21일자 조손 가정 “복지사각지대”안타까운 비극)

경찰에 의하면 사망원인은 “유독 가스에 의한 질식사”라고 밝혔으며 화재 원인은 잠자는 방에 촛불에 의한 화재로 밝혔다.

경찰과 한전에 의하면 불이난 주 모씨의 집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전기요금 15만여 원이 미납되어 지난달 말경 “전류제한 조치”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류제한”을 당한 가구는 TV, 전등1~2개 소형 냉장고 정도를 동시에 사용 할 수 있는 정도의 정기가 공급되며 순간 사용량이 넘으면 차단기가 작동되며 전기를 사용 할 수 없게 하는 장치이다.

사고를 당한 부부는 최근 전기 용품은 물론 다른 전기기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이불 두채를 껴덮고 잠을 자며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사건이 터지자 각 언론에서는 앞다투어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기사를 보도 하고 있다.

김황식 총리는 "전남 고흥 조손가구의 촛불화재 사건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은 이런 사례 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겨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영 전라남도지사는 22일 고흥 조손 가정 화재 참사와 관련 이례적으로 긴급 실,국장 간담회를 갖고 "전력 수급을 총괄하는 한국전력측에 겨울철 빈곤층의 전력 공급 중단을 삼가도록 강력 건의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박 지사는 이날 긴급 실국장 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고소득이고 잘 사는 나라라고 자랑하면서 단돈 몇 푼 때문에 전력 수급을 받지 못해 촛불 화재로 생명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안타깝고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동절기에 한전에서 전력 공급을 중단하거나 전류를 제한하는 일이 없도록 특별 요청을 하라"고 지시했다.

도 관계자는 또 "긴급복지지원제도도 금융자산이 300만원 이상이면 지원에서 제외돼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이 기준을 최소 500만원 이상으로 완화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내년도 복지예산이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05년50조8000억 원 이었는데 8년 만에 두 배로 증가하는 것이다. 최근 5년간 복지예산 평균 증가율은 8.1%로 예산증가율(6.1%)보다 훨씬 높고, 같은 기간 연평균 경제성장률(3.1%)의 2.6배에 이른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수준이다.

복지예산이 급증하는 복지시대에 아이러니하게 ‘복지 사각지대’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보육과 급식, 반값등록금 등 7080세대의 노인층 복지를 소홀히 한 게 주요 원인인지도 모르지만 여기에 목소리 큰 계층에 복지가 집중되다 보니 취약계층 등 힘없는 약자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복지는 ‘국민의 기초생활 보장’이다. 국가가 국민의 기초생활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면서, 정치권이 떠들어대는 복지는 공 염불로 들릴 수밖에 없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식이 있지만 사실상 부양을 못 받은 채 버림받다시피 한 극빈층 노인들이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서 제외되고 있어 "무자식이 상팔자"란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부양의무자가 있기 때문에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되지 못한 155만명 가운데 무려 70%(108만5000명) 이상이 자식 등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정부도 시인하는 복지 사각지대다.

이번 고흥 촛불 화재 참사로 숨진 김모(58.여)씨와 외손주(6)의 사건이 교훈의 촛불이 되어 “복지사각지대”에서 소외된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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