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에 더 주력했어야”...“文이라서 졌다? 그런 태도가 단일화 과정 어렵게 했다”

“안철수로 단일화가 되었다면 이기고도 남는 선거였다”는 법륜스님의 주장에 민주통합당도 3일 안철수 책임론을 정면으로 거론하며 맞불을 놓았다.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철수 전 후보 측의 그런 인식이 바로 단일화 과정을 매끄럽게 진행시키지 못한 원인이 됐다”며 “안 전 후보 측은 문재인으로 단일화되면 무조건 지고 안철수로 단일화되면 무조건 이긴다는 주관적 사고에 빠져서 협상에 임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두 분 다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이었다”며 “법륜스님 말씀대로라면 민주당은 영원히 대통령을 배출할 수 없는 정당이라는 얘기가 되는데 실제로 검증된 객관적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법륜스님은 전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분단된 한국사회에서는 보수세력이 진보세력보다 다수인데 진보-보수의 대결로 갔기 때문에 질 수밖에 없었다”며 “이기려면 중도층을 확보해야 하는데 안 전 후보가 그 부분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재인으로의 단일화는 선택 자체에 실책이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안철수 후보로 냈으면 무조건 이겼고 문재인 후보가 된 것 자체가 패배를 이미 예정한 것이라는 건 대단히 주관적인 평가”라고 거듭 법륜 스님의 입장을 비판한 뒤 오히려 이른바 ‘안철수의 새 정치’가 선거 구도를 어렵게 한 측면이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새 정치와 같은 추상적 담론에 지나치게 갇혀서 먹고 사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문제에 보다 더 집중하지 못했다”며 “대선에 들어가서는 민생 문제에 훨씬 더 집중했어야 했다, 새 정치를 중심으로 한 단일화 프레임에 갇혀서 선거 캠페인이 진행되다 보니 특히 50대처럼 생활 문제에 관심이 많은 층에서 저희가 신임을 얻는 데 실패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러나 향후 민주당과 안 전 후보의 관계 설정에 대해 “단일화 정신에 따라 궁극적으로 함께 하는 것이 옳다”며 다만 “상당기간은 민주당이 국민들 앞에 사죄하면서 스스로 자기 혁신의 과제에 집중해야지 현재의 민주당으로 다른 세력과 뭘 같이 도모하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회피하는 태도”라고 말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전날 YTN <뉴스인>에 출연, 법륜스님의 주장에 대해 “어떤 것을 가상해서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아름다운 단일화가 되지 않은 데에도 패배의 원인이 상당 부분 있다”고 반박했다.

▲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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