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도 깜깜이 인사 비판하는데 왠 남 탓인가”...박기춘 “본말 전도된 발언” 질타

민주당은 31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김용준 총리 후보자 자진사퇴와 관련해 “좋은 인재들이 인사청문회가 두려워 공직을 맡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힌 데 대해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우리나라 청문회에는 예수가 와도 통과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박장대소하며 웃었다고 한다”고 전한 뒤 “지금 안가에 모여서 이렇게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얘기를 할 때인지 우려가 든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한 마디로 박 당선인과 국민과의 현격한 인식 차이가 매우 당황스럽다”며 “이미 여당 내에서도 박 당선인의 자택 검증, 나홀로 검증, 깜깜이 인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 박 당선인은 왜 남 탓을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이번 김용준 후보자 자진사퇴는 청문회가 시작도 하기 전이었고 야당 청문위원들이 아직 몸풀기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언론이 이미 공개된 사실들을 모아 나열만 했을 뿐임에도 이를 못 견디고 후보자가 물러난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청문회와 야당의 검증 때문이 아니라 문제 인물을 검증하지 않고 지명한 박 당선인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못박았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박 당선인의 인사청문회 발언을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인사청문회 제도는 2000년 6월 여소야대의 김대중 정부 때 통과된 것으로 똑같은 제도 하에서 장상, 장대완 총리가 낙마했다”며 “대상자를 올바른 시스템에 의해 정확히 추천하지 않고 제도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위원이었던 서영교 의원도 “인사청문회나 인사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의 문제다, 내정자들의 문제고 박 당선인 개인의 문제”라며 “1인 밀실 수첩 통치의 문제”라고 박 당선인의 발언을 성토했다.

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인사청문 과정에서 두 명이 낙마했다,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청문절차로 낙마했고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자는 인수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낙마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 시절 낙마한 8명은 모두 개인적 비리와 도덕적 흠결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번 이동흡, 김용준 후보자는 더한 문제로 낙마한 것”이라며 특히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 위원들이 입도 떼지 않았다, 이 문제는 박 당선인 본인의 책임”이라고 못박았다.

▲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