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인사청문회 탓? 종로서 뺨 맞고 한강서 눈 흘기는 격”
“나홀로 인사 참극에 사과 한 마디 없어”...우원식 “비공개 검증? 안 될 말”

김용준 총리 후보자 낙마에 따른 새누리당의 인사청문회 개편 움직임에 대해 ‘고위공직후보자 인사검증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사전 검증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원 의원은 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새누리당이 인사청문회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을 놓고 “청문회는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김 후보자가 제풀에 낙마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열리지도 않은 청문회를 가지고 문제가 있다고 손질하겠다는 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이어 “애초에 검증이 안 된 인물을 지명하다 보니까 언론이 검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미국은 후보자 물색에서 임명까지 총 6단계에 걸친 검증을 하고 시간도 4개월 이상이 걸린다, 우리도 미국처럼 사전에 검증을 철저히 하고 검증된 인물을 지명하는 것으로 개선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인사청문회가 이른바 ‘신상털기식’으로 되는 것도 “사전검증이 제대로 철저하게 되지 않기 때문에 정작 인사청문회에서 그런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도덕성을 비공개로 검증하자는 새누리당의 ‘인사청문회 이원화’ 방안 대신 “대통령 직속의 인사검증위원회를 설치해서 후보자의 직무수행, 병역과 재산, 형사처벌 혹은 행정제재 받은 게 있는지 또 세금을 똑바로 냈는지 등을 사전에 검증하자”고 제안했다. 이번에 발의한 법안도 이같은 사전 검증 시스템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원 의원은 지금 같은 인사청문회에선 예수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여당 인사의 발언을 들어 “예수님이 불법 위장전입이나 투기를 했느냐 아니면 병역을 기피했느냐,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할 생각은 안 하고 이렇게 청문회 탓을 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문제의 본질은 청문회 제도에 있는 게 아니라 박 당선인의 ‘깜깜이 인사’, ‘나홀로 인사’가 낳은 예고된 참극이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사전 검증을 제대로 못해서 이런 사태가 온 것에 대해서 사과하고 반성하는 얘기 한 마디도 우리 국민들은 듣지 못하고 있다”고 혀를 찼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부대표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잘 검증을 해서 자격에 문제가 되지 않을 분들을 내놓아야지 자격이 없는 사람을 아무렇게나 내놓고 인사청문회를 탓하는 건 정말 적반하장”이라고 박 당선인의 발언을 비판했다.

도덕성은 비공개로 검증하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회가 사람에 대해 표결하는 것은 비공개로 하지만 모든 정책과 모든 회의는 공개가 원칙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국민들 앞에 떳떳하게 일을 하는 것”이라며 “인사 검증을 하는데 자격 검증을 비공개로 한다? 그렇게 해서 무슨 일이 벌어질 줄 알겠느냐”고 반박했다.

우 대표는 “박 당선인도 국회 일을 오래 하셨지 않느냐, 당선인 측에서 제대로 된 인사 검증 시스템을 구축해서 제대로 된 사람을 내야 한다”고 못박은 뒤 “요즘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선인 주변에 정말 믿을 만한 능력있고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이 한 분도 없는가 싶다”고 혀를 찼다.

꼼꼼한 인사청문회가 새 정부 발목잡기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낙마가 헌법재판소의 기능을 방해한 것인가 아니면 제대로 된 헌법재판소를 만들기 위한 것이냐, 믿고 의지하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훨씬 올바른 일”이라고 반박했다.

▲ 민주당 원혜영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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