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협상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워...인수위가 진전된 안 내놓아야 협상 재개”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된 여야협의체 협상이 3차 회의까지 결렬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8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인수위 원안에 대한 전향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어제 정부조직 개편 여야 5+5 협의체 3차 회의가 아무런 성과 없이 중단됐다, 민주당은 최소한의 요구를 했지만 인수위와 새누리당은 ‘당선인의 뜻이니 양해해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며 “국민의 요구를 경청하지 않는 불통 협상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는 협조할 것은 통크게 협조하고, 큰 틀에서 당선인의 구상을 존중할 생각”이라며 그러나 “정부조직 개편은 정부의 운영과 국민생활에 밀접한 아주 중차대한 문제이므로 철저하고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부처이기주의를 맞서 오직 국익과 국민의 입장에서 정부조직개편을 다룰 것”이라며 “인수위와 새누리당은 설연휴 동안 우리 당의 최소한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서 새로운 정부 출범에 차질이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원식 원내부대표는 전날 협상 결렬 뒤 가진 브리핑에서 “처음부터 저희가 걱정했던 것이 인수위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며 “그러한 우려가 현실화 되었고 그래서 촌보의 진전도 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우 부대표는 “인수위는 의견을 제출했으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회가 독립성을 가지고 논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어찌됐든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제안에 대해 점진적인 검토를 해주셔야 이후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 부대표는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미래창조과학부 편입, 방송통신위원회 방송 규제·진흥 업무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등에 대한 단호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민적으로 원자력 안전 문제가 정말로 중요한데 대통령 직속으로 있었던 기관을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넣는 것은 그 독립성을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또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정성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가, 미래창조과학부로의 이관은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외교통상부의 반발로 논란이 된 통상 기능의 산업부처 이관에 대해서도 우 부대표는 “FTA 같이 사회 전체의 시스템 문제를 다뤄야 하는 통상업무를 산업부처에 넣어서 제조업, 기업 중심으로 보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고 제동을 걸었다.

우 부대표는 “그 외에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이 15가지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인수위와 새누리당이) 촌보도 진전된 제안을 내놓고 있지 않다”며 “민주당이 내놓는 의견과 국민의 목소리를 감안해서 진전된 안을 내놓아야 협상이 진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논의 중인 박기춘 원내대표와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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