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당선인 “민주당, 새 정부 출범 도와달라...박기춘 ”야당 주장 경청하길“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지연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민주당이 15일 각각 상대방의 양보를 요구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박 당선인은 이날 삼청동 인수위 여성문화분과 국정과제토론회에서 “정부조직개편안이 하루 빨리 통과하지 못하면 새 정부는 조각과 인선 작업도 할 수 없게 된다"며 "이번에 새 정부가 제대로 출범할 수 있도록 야당에서 한 번 도와달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정부조직개편이 늦어지면 “저와 야당보다 국민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며 특히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새 정부가 제때 출범하지 못한다면 국민 안위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이 “급변하는 시대 변화에 맞는 ‘창조경제’로 경제를 부흥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만든 것”이라며 “사심 없이 오직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도록 고심해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부디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민의 마음에서 돌아보고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거듭 협조를 촉구했다.

▲ 15일 삼청동 인수위 여성문화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 18대 대통령직인수위

이에 대해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희망하고 박 당선인의 말씀대로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면서도 “박 당선인은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는 점만 강조하지 말고 민주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대국적 견지에서 정부조직개편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협력을 함께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미 정부조직개편안의 90%를 수용했다”며 “정말 조정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조율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상생의 정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고 효율적인 정부조직개편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그런 점에서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주장에 담긴 고민의 내용들을 진지하게 경청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논의하자면서 여야합의로 협의체를 만들어 놓고도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이 박근혜당선인의 철학이라면서 계속 원안만을 고수하겠다는 것은 국회를 존중하는 상생정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대오각성하고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라”고 주문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우리는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갖고 협상에 임해왔지만 오히려 여당과 인수위가 협상을 서두르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박 당선인의 가이드라인에만 순응해 합의가 가능했던 사안도 당선인 한 마디에 없던 일로 되는 것이 다반사”라고 합의 지연의 책임을 새누리당에 물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야당의 요구는 그야말로 무시되고, 협상은 필요 없다는 내구상대로 하라는 식이라면 전형적인 불통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국회를 지나가는 버스정거장이나 통법부로 보는 발상이 아닌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박 당선인을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협상 창구는 얼마든지 있다, 5+5 협의체와 실무협상에 이도 모자라 행안위 조정위원회까지 요구했다”며 “시간이 없다, 새누리당은 조속히 협상에 임하고 우리 당의 최소한의 요구에 성의를 가지라”고 촉구했다.

직접 협상에 나선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약간 후퇴했다가 박 당선인이 한 마디 하면 다시 원위치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며 “마치 용수철 정당을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 1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박기춘 원내대표 ⓒ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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