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균의 자연이야기 - 노랑할미새

▲ ⓒ사진제공 김봉겸
아름다운 새소리에 이끌려 발길을 그 방향으로 길을 가다보니 노랑할미새가 눈에 들어왔다.
머리가 하얗다고 태어나자마자 할머니 소리를 듣는 이 녀석은 전깃줄에 앉아 연신 노래 소리와 함께 긴 꽁지를 흔들어 대는 것이 너무 방정맞아 보였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할미새가 좋은 소식을 전해 준다고 해서 길조라 부른다.
집안에 웅지를 틀면 집안에 큰일이 일어나고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왜? 어른들은 왜 아이들이 다리를 떨면 복이 나간다고 하면서 할미새들이 긴 꽁지를 연신 흔들어 대는데도 복을 가져다준다고 본 것일까?”

그것은 매우 급한 일에 서로 도우려고 하는 일종의 신호로 생존을 위해 자기들만의 언어라고 이해하여서 그런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글쎄? 급하지 않은 것 같은 데도 연신 울어대며 꽁지를 상하로 흔드는 것을 보니 그들은 항상 위기의식을 느끼고 긴장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약자의 생존방법이 아닐까?

▲ ⓒ사진제공 김봉겸
우리나라에는 봄에 찾아와 4-8월까지 새끼를 낳아 기르며 놀다가 11월경에 날아가는 철새다. 한번에 4-6마리 새끼를 낳아 기르는데, 암컷은 집을 지키고 수컷은 연신 먹이를 구해오는 역할 분담을 한다.

어미들은 어린 새끼들을 먹여 살리느라 등골이 빠지는 데도 내색을 안 한다.
희생정신이 강한 어미의 자식사랑이 유달라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하루 종일 먹이 구하는데 정신이 없다. 20일 동안 둥지에서 지내며 스스로 먹이를 해결하기 전까지 새끼들이 하루에 먹는 양이 자기 몸무게의 50%라고 하니, 수컷이 잠시 숨 돌릴 시간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저 녀석 봐라! 먹이를 구해야 하는데, 저렇게 한가하게 쉬고 있다니!”
내가 그렇게 생각할 틈도 없이 어느새 먹이를 찾기 위해 바위틈으로 내려앉았다.

참새목의 노랑할미새는 머리, 등, 어깨, 허리 윗부분이 시멘트 색을 띤 잿빛으로 약간 황갈색을 띠고 허리 아랫부분과 위 꼬리 깃은 어두운 올리브 황색이다. 수컷의 부리는 검은색이고 암컷은 검은 갈색을 띠는 것으로 보아 이놈은 수컷이라 먹이를 찾기에 바쁜가 보다.

아버지는 열심히 일해서 식구들을 먹여 살리고, 어머니는 집안에서 살림을 하는 우리의 가정생활과 닮은 점이 있어, 왠지 친근감에 우리들의 선조는 길조로 여기고 반겨 맞이한 것 같다.
▲ ⓒ사진제공 김봉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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