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균의 자연이야기 - 거품벌래

▲ ⓒ 사진 김봉겸
어? 조그만 녀석이 요리조리 잘도 움직인다.
버드나무를 돌아다니며 거품을 뿜어대는 녀석이 눈에 띄었다.
매미와 비슷하게 생긴 거품벌레다.

버드나무 잎사귀로 들어가더니 뭔가 생각하는 듯 가만히 엎드려져 있다.
왜? 안 움직이는 것일까?
나를 경계하기 위해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런데, 이 녀석 봐라! 맹랑한 녀석이다.
뾰족한 침을 나뭇잎사귀에 꽂고 즙을 빨아먹고 있지 않은가?
외부 침입자의 출현에도 아랑 곳 하지 않고 식사를 즐기는 녀석은 배짱 한번 두둑하다.

▲ ⓒ 사진 김봉겸
버드나무 잎사귀 즙을 한참 배불리 먹더니 어느새 엉기적 엉기적 걷기 시작한다. 얼마나 걸었을까? 버드나무 줄기를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찾았다는 듯 버드나무 줄기 모퉁이 거침없이 거품을 뿜어댄다.

방금 먹은 즙이 힘이 되었는지 거침없이 거품을 만들기 시작하는 모습이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매미목에 속하는 거품벌레는 4-6월에 주로 버드나무에 출현하지만 종류가 전세계 840여 종이나 있을 정도로 많다..
우리나라에는 꼬마거품벌레속, 노랑무늬거품벌레속, 큰거품벌레속 등 11속 31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 ⓒ 사진 김봉겸
몸 대부분은 노란 빛을 띤 갈색이고 머리 방패에 검은 빛을 띤 갈색 점들이 줄지어 있다. 주둥이가 길고 끝은 검은색이다.
우리나라에서 알로 월동을 난다고 하지만 성충으로 월동을 지내는 종류도 있다는데...

거품벌레는 천적의 눈을 피해 거품 속에 숨어 사는 녀석이다. 그 속에서 알을 낳아 키우기도 한다. 그 녀석이 지금 버드나무에 달라붙어 있다. 어느새 자기 거품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품을 만들어 내다니...

아이들이 비누방울로 거품을 만들어 노는 만큼이나 신나는 모습이 느껴진다.
▲ ⓒ 사진 김봉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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