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균의 자연이야기 - 아시아실잠자리

▲ ⓒ 사진 김봉겸
풀잎에 앉아 소곤소곤 대는 잠자리목 실잠자리과 아시아실잠자리들을 만났다.
초록색도 있고, 붉은색도 보인다.
이 녀석들이 한군데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자기들 나름대로 뭔가 재미있게 풀잎이야기를 나눈다.

몸길이 20~25mm 되는 아시아실잠자리는 주로 4월~9월 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의 계곡의 연못이나 습지에서 서식한다.

이들이 번데기를 거치지 않고 알에서 곧바로 애벌레가 되는 안갖춘탈바꿈 곤충이다.
암컷은 원래 수생식물이나 해가 잘 드는 습한 풀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식물 쇠뜨기 같은 곳에 알을 낳는다. 그리고 애벌레 상태에서 겨울잠을 잔다.

원래 어른벌레의 몸은 초록색인데, 암컷은 개체에 따라 초록색과 붉은 색을 띠기도 한다.

▲ ⓒ 사진 김봉겸
“어, 그런데 저 녀석들 봐라!”
한 발짝 옮기니 수컷과 암컷이 한데 어우러져 뒹글고 있다.

“사랑 놀음을 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서 한걸음에 내달았다.

수컷이 암컷에 비해 눈 뒤쪽의 무늬가 작고 둥글며 앞 어깨의 줄은 가늘고 긴 검은 줄무늬가 있고, 배의 등 쪽은 검은색이라고 하는데, 잘 구별이 되지 않는다.

“그래, 자세히 보니 위에 있는 녀석이 수컷 같기도 한데...... 자신이 없다.”
누가 암컷이고 누가 수컷인지 잘 구별이 안 되자 오기가 생겨 실례를 무릅쓰고 다가가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게 되었다.

“관음증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암수구별을 하기 위해......”

▲ ⓒ 사진 김봉겸
짝짓기 할 때 수컷이 암컷 위에서 나란히 날다가 가운뎃다리와 뒷다리로 암컷의 가슴을 잡고 앞다리는 암컷의 더듬이 제1마디를 잡는 결혼비행을 한다. 그러면 밑에 있는 놈이 수컷일 것 같은데, 그래도 자신이 없다.

수컷은 배 9마디에 있는 정소에서 배2-3마디에 있는 부성기로 정자낭을 옮기고 배 끝의 부속기로 암컷의 뒷덜미를 잡아서 누른다. 그러면서 수컷은 배를 수축시켜 생식기로 암컷의 머리와 더듬이를 마찰시키면 암컷은 배를 구부려 자기 배 끝을 수컷의 배로 연결하여 정자를 받아들인다.
그러면 수컷이 위에 있는 놈이 아닐까?

“가만, 이들의 사랑 놀음이 하트모양을 만들고 있네? 참 신기하다!”
▲ ⓒ 사진 김봉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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