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균의 자연이야기 - 꼬마남생이무당벌래

▲ ⓒ 사진 김봉겸
딱정벌레목 무당벌레과의 곤충인 꼬마남생이무당벌레는 몸길이가 5㎜ 밖에 안 된다. 무당벌레의 반절 크기라 하여 꼬마남생이무당벌레라 부르는 이 녀석은 작아서 너무 귀엽다. 검은 점에 주황바탕을 하고 있는 놈도 있고, 노란바탕색을 하고 있는 놈도 있다.
딱지날개의 대부분은 등황색으로 점각이 많고, 거북 꼴의 흑색 얼룩무늬가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 등지에 걸쳐 분포하고 있는 이 작고 작은 꼬마남생이무당벌레가 지금 열심히 사랑을 나누고 있는 중이다.
너무 작고 어려 보여 사랑 같은 것은 모르는 줄 알았는데, 남들 보라는 듯 대낮에 실컷 그들만의 사랑을 나누고 있다.

▲ ⓒ 사진 김봉겸
‘참, 대단하다. 어떻게 저렇게 대범하게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개미 한마리가 꼬마남생이무당벌레의 사랑하는 장소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나는 기겁을 하며 큰소리로 소리쳤다.
‘애들아, 무서운 개미가 너희들에게 다가가고 있어, 얼른 피해!’
하지만 꼬마남생이무당벌레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당장 죽더라도 사랑의 행위를 포기하지 않을 태세다.

이들이 개미의 공격을 어떻게 대처하나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내가 더 긴장했다.
개미는 마치 먹이를 만난 듯 의기 의기양양하게 꼬마남생이무당벌레 앞으로 다가가더니 바로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는 것이 아닌가?

▲ ⓒ 사진 김봉겸
그러면서 째려보고 있는 중이다. 아마 어떻게 공격할지 작전을 짜는 것 같았다.
순간 숨이 막히는 걸 느꼈다.
‘어떻게 될까?’
꼬마남생이무당벌레도 긴장했을 것이라 짐작하지만, 녀석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사랑을 나누고 있다.
그들의 눈에는 사랑의 행위 외에는 보이는 게 없다.

‘과연 개미가 사랑하는 꼬마남생이무당벌레를 공격할까? 아니면 사랑이 끝나는 것을 기다려 공격할까?’
갑자기 나의 머리가 복잡해 졌다.
개미의 길이가 꼬마남생이무당벌레 한배 반 정도는 더 길어 보였다.

‘어라!’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한참을 째려보던 개미가 발걸음을 돌린 것이다.
개미도 사랑을 나누는 꼬마남생이무당벌레들의 깊고 깊은 사랑에 감동을 받았는지, 아니면 사랑을 나누는 것에 대해 도의적으로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이라도 있는 것인지 몰라도 마침내 개미가 발걸음을 돌려 다른 나무줄기를 타고 가려고 하는 것이 목격 되었다.
▲ ⓒ 사진 김봉겸


‘그래, 사랑의 힘이 개미도 감동을 하게 만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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