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때문에 검증도 늦어져”...“당 지도부, 대통령과 협조·견제 병행해야”
조해진 “한 명만 지명해 내려보내니 민정수석실도 못 뒤집어...당도 수수방관”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은 26일 공직 후보자들의 줄이은 낙마와 관련해 청와대 인사검증라인에 대한 문책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향식 인사시스템을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인사 실패가 반복되는 안 되고 무엇을 고쳐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검증팀이 무능한 것인지 아니면 전체적인 인사방법 시스템이 잘못된 것인지 제대로 된 진단을 해야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남 의원은 이어 “분명히 검증팀의 능력이 모자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인사를 하고 그것을 위에서 내려주는 방식이라면 사실 검증팀의 무능은 둘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밑에서 후보들을 걸러서 올려보내고 최종 몇몇 후보를 놓고 결정하는 방식이 옳다고 보는데 지금은 위에서 내려오는 방식으로 하다 보니까 시간도 부족하고 거기에다 보안을 철통같이 지키다 보니 보안 때문에 검증이 늦어지는 사례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의원은 “따라서 대통령이 인사를 하는 방식을 바꿔주시는 것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어떤 사람을 뽑을 때 직접 혼자 하기 보다는 주변의 동의를 얻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남 의원은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한 당의 리더십이 어떤 것이냐를 놓고 이제 논쟁이 좀 있어야 되겠다”며 “그동안은 대통령을 열심히 뒷받침하는 역할이었다면 앞으로는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협조와 견제를 병행하는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복수의 인재들을 추천 받아서 그 중에 낙점하거나 아니면 복수의 인재를 밑으로 내려보내서 검증을 한 뒤 선택하는 게 아니고 딱 한 명을 지명해서 밑으로 내려 보내면 그것은 사실상 임명과 같은 것”이라며 “민정수석실에서도 그 임명을 뒤집는 검증을 할 수가 없다”고 박 대통령의 인사 방식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음을 강조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의 인사에 문제가 있다면 인사위원회가 직언해서 바로잡아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상과 평가만 가지고 인사를 하면 제대로 된 인사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조 의원 역시 당의 미흡한 역할을 나무랐다. 그는 “적극적으로 집권당 역할을 하면서 인사스타일이나 과정에 문제가 있을 때는 조언을 해서 처음부터 시행착오가 적도록 해야 하는데 방관만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국정 혼선과 표류, 난맥상에 빠지면 당도 같이 잘못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염려가 든다”며 “이제부터라도 당이 제 역할을 해야 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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