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과로는 국민 신뢰 못 얻어...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민정라인 문책해야”

민주당은 1일 박근혜 정부 초기 인사실패에 대한 청와대의 사과 방식을 놓고 “17초짜리 대독사과로 국민을 우롱했다”고 맹비난하고 다시금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지난 주말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인사위원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인사검증 체계를 강화해 만전을 기하겠다”는 단 두 문장으로 된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의 대국민사과문을 대독했다.

민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청와대가 지난 주말 장차관 인사참사에 대한 사과문이라는 것을 기습 발표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도 아닌 허태열 비서실장의 사과문을 그것도 청와대 대변인이 단 17초 동안 대독했다”며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져버린 우롱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 눈에 뻔히 보이는 국민의 요구에는 귀를 닫으면서 당정청 워크숍만 한들 대체 무슨 소용이냐”며 “당장 눈앞에 실책을 피하려고 얄팍한 꼼수를 부리면 안 된다”고 나무랐다.

그는 “꼼수는 또 다른 꼼수를 부르고 돌이킬 수 없는 실패와 대참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더 이상 핑계되지 말고 청와대 인사시스템을 확 바꾸고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새출발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설명해야 할 것을 비서실장 명의로 대변인이 17초 동안 사과하는 태도에 온국민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국민은 대통령이 진솔하게 사과하고 적어도 민정라인은 문책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이 상식이고 책임지는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진솔하게 성찰하고 아프게 사과하고 그리고 변화를 위해 행동한다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반성과 책임을 회피한다면 민심은 한순간에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문책할 사람은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이날 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번 청와대의 사과는 “마지못해 하는 행위로 보였다”며 “이런 사과를 통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만들기는 현재로서 부족하다”고 잘라 말했다.

윤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갖다가 대통령 이름의 초성을 때서 비읍 불통, 기역 고집, 히읗 회전문인사라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며 “수첩 보고 나홀로 인사를 하다 보니까 문제가 많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이런 인사 문제들에 대해 아무래도 대통령이 자유로울 수 없다”고 못박고 “인사스타일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려면 그동안의 실패에 대해서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새로운 개선책을 내놓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윤 대변인은 “과거에 역대 대통령도 초반에 인사실패가 있었을 때 직접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했던 전례가 있다”면서 “박 대통령이 인사 실패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판단해서 국민들에게 직접 유감을 표명하시라”고 거듭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 1일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문희상 비대위원장 ⓒ 민주당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