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예정된 공군작전사령부와 제8전투비행단을 대상기관으로 한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국정감사의 원만한 진행과 국정감사를 준비해온 공군 관계자들의 노고가 수포로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한 대승적 차원의 결정이었습니다.

저는 한나라당에서 요구하는 국방위원 사퇴와 공식사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다만, 지난 10월20일 김근태 의장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의도와는 달리 파문이 발생된데 대해서는 책임있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개성공단 방문과 그 과정에서 일어났던 파문을 빌미로 저의 국방위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아가 저의 국정감사 참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한나라당의 몰염치한 정치공세는 결코 수용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습니다.

지난 20일 제1군사령부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소속 공성진 의원은 저의 개성공단 방문에 대하여 “국방위원의 자질이 없다”고 폄하한 바 있습니다.

또 공성진의원은 같은 당 송영선의원과 함께 지난 9월12일 있었던 ‘군부대 골프파문’의 장본인이자, 10월16일에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국지전을 인내하고서라도 PSI에 참여해야 한다”는 호전적 발언의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공성진의원과 송영선의원은 해병대 상륙 훈련장을 참관한 이후 “내년에는 원산으로 가자”고 말하는 등 전쟁을 선동하는 도발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아온 사람들입니다.

공성진의원과 송영선의원의 이러한 위험천만한 발언에도 열린우리당 국방위원들은 정치인 개인에게 책임을 물어야할 문제라고 판단하고,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전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국방위원들이 저의 개성방문을 정치쟁점화하여 국방위원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실로 몰염치한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이 동료의원의 국정감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헌정사항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초유의 사건이자, 의회민주주의를 짓밟은 폭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국방위원을 사퇴해야 한다면, 국감을 방해한 한나라당 국방위원들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합니다. 제가 사과해야 한다면, 한나라당 국방위원들은 자신들의 “전쟁불사 발언”에 대해 국민들에게 석고대죄 해야 합니다.

손자병법에 “가장 현명하게 이기는 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개성을 방문한 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개성방문 메시지는 “북한의 2차 핵실험을 반대하고, 평화적인 북핵사태 해결을 도모한다”는 일관된 것이었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공멸을 의미합니다. 평화를 지키는 것이 최상의 국방입니다.

오늘 뜻하지 않은 불상사가 있었지만, 저는 내일부터 국회 국방위원으로서 맡은바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정감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원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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