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공연장 이인권 대표 인터뷰

중앙 문화예술기관들이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문화예술 분야에도 지방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때문에 지역의 다양한 예술사업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면에서 ‘최초’, ‘최대’,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고 있는 전북 전주에 위치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대표 이인권·사진)´ 공연장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은 전통국악의 예향을 상징하는 공연장으로 ‘한국소리’의 메카라는 뜻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했다.

규모면에서 2,130석의 모악당을 비롯해 연지홀, 명인홀 등 최대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야외 원형극장에 3개 층의 전시실과 국제회의장 등 단일 문화예술 목적공간으로 국내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이 뿐만아니라 운영방식도 국내 유일, 최초 민간위탁 기관으로 차별화돼 있다.

최초로 도입한 민영화는 문화선진국의 공공 지원은 하되 민간 전문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을 적용 중이다.

이처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이 차별화된 수식어로 불리면서도 성공적으로 무장하게 된 배경에는 지난 2003년부터 소리문화의 전당 경영을 맡아온 이인권 대표의 남다른 경영전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인권 대표는 지속경영의 롤모델로 문화예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인권 대표는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최다 보임 우수 최고 예술경영자로 대한민국 기네스기록인증을 받기도 했다.

토종 ‘영어박사’로도 통한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250여회 코리아타임즈에 영문 칼럼을 게재했으며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 <21세기 아트센터의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등 10 여권의 저술을 통해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외에도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문예진흥실장, 아시아문화예술연맹 부회장직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 상임위원,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인권 대표를 만나 2014년 예술경영비전을 들어봤다.

- 2014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예술 경영전략은.
"´보다 효율적으로, 보다 창의적으로’라는 의미의 ‘KISS(Keep It Simpler & Smarter)’입니다. 이는 올해 ‘경영의 효율화’와 ‘예술의 창의화’를 통해 자율주도 조직문화를 창조경영으로 더욱 튼실하게 할 계획입니다. 올해부터 중앙 문화예술기관들이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지방화 시대가 열립니다. 또 중앙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예술사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기민한 순발력과 견고한 대외협력 기반을 최대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기회선점효과(first mover advantage)’를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한국소리의 전당 2014년 사업 프로그램.


- 올해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예술사업은.
"올해 ‘우리 소리의 세계화 정착’, ‘글로벌 예술협력 강화’, ‘공연의 축제화와 레퍼토리 제작’, ‘상설 기획프로그램의 격상’, ‘지역 친화형 아웃리치 확대’, ‘예술 체험 참여형 사업의 발굴’, ‘예술기획 인센티브제 강화’, ‘공공성 예술사업 기반 구축’, ‘시설 무대장비의 업그레이드’ 등 각 분야별 사업기반을 더욱 내실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프로그램으로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다양한 공연예술 작품을 연중 기획해 도민들에게 ‘문화향유’의 차원을 넘어 ‘문화만족감’을 주도록 할 계획입니다. 주요 공연으로는 ‘뮤지컬 3디바 컨서트’, ‘임동혁, 용재오닐과 함께하는 비엔나 챔버 오케스트라’, ‘동유럽 필하모닉’, ´클래식 댄스´, ’조수미 리사이틀‘, ´소피아 발레단 내한공연‘, ’연극, 나도 할 말 있어‘, ’이자람 억척가‘, 피아노 가이즈’, 팝아티스트 윤한 발렌타인 콘서트‘, ’뮤지컬 레베카‘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무대에 올릴 계획입니다."


- 2014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의 첫 사업은.
"연초 공연시설 점검을 마친후 오는 22일 국내외 음악가들이 참가하는 ‘희망나눔 신년음악회’로 갑오년 새해를 엽니다. 이 무대에는 대중가수 에일리, 국악인 강권순, 재즈뮤지션 웅산, 캐나다의 엘렌 와이어, 인도의 인드라 나익, 스페인의 니에베스 디아즈 등 해외 뮤지션들이 참가해 무대를 빛낼 예정입니다."

- 2014년에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이 있다면.
"지역정서에 맞는 우리소리를 주제로 ‘국악동요 합창단’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소리’라는 뜻의 순수 우리말인 ‘라온소리 합창단’으로 명칭이 될 이 예술사업은 국악동요, 타악기 연주, 율동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시킨 통합예술체험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엘시스테마 ‘한소리 오케스트라’와 ‘패밀리 오케스트라’의 경우, 중앙 정부기관 지원사업으로 펼쳐오고 있습니다."

- ´한국소리문화의 전당´만의 차별화된 전략적 프로젝트는.
"우리소리의 세계화를 위한 ´K-뮤직 프로젝트´입니다. 지난해 11월 예비로 유럽의 소리꾼들을 초청해 무대에 올렸습니다. 이어 지난해 12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회 유럽피언 판소리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네 명의 소리꾼을 선발했습니다. 오는 5월 입상자들을 전북에 초청해 우리 전통음악인들과 동서양의 융합무대를 꾸밀 예정입니다."

- ‘아트 스테이지-소리’ 기획공연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던데....
"‘아트 스테이지-소리’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데 지금까지 30회 이상 이어왔습니다. 지역 공연장에서는 대단한 성과입니다. 인디음악, 재즈, 월드뮤직 중심으로 꾸며지는 이 공연의 평균 유료 입장률은 90%입니다. 거의 ´컬트콘서트´로 정착돼 있습니다."

- 지난 2013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냈다. 구체적인 성과는.
"지난해 ‘예술적 창의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베스트 아트센터 달성’을 목표로 긍정의 믿음이 줄리의 법칙처럼 이뤄진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로 한국 공연예술경영인대상을, 소리전당은 예술교육기부대상 수상과 전라북도 우수 경영평가를 5회 연속받아 사업에서 최선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 국내 공공 분야 문예회관 경영에 대한 견해는.
"공적 재원으로 운영되는 문예회관은 ‘효용성’과 ‘효율성’을 중시해야 합니다. 지자체에 따라 예산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사업의 외형만 가지고 위상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사업예산의 효율성(X-efficiency)을 예술운영자들은 생각해야 합니다. 흔히 관료사회의 편견을 얘기하지만 전문가 편견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민관협치의 거버넌스 정신입니다."

- 이인권 대표의 예술경영 철학은 무엇이며 최장수 예술경영자로 자리하고 있는 비결은.
"‘창조경영’, ‘지식공유’, ‘청지기 정신’ 등 섬김과 소통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글로벌 시각에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생각구조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이든, 업무적이든 상대방을 편하게 해줘야 직성이 풀립니다. 개인철학은 노자가 말한 ‘상선약수(上善若水), 곧 유연하고, 온유하고, 그러면서도 긍정의 에너지를 축적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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