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달이다. 정부에서 장애인 복지에 대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장애인들이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고 다양한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볼 때 아직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의식과 복지 수준은 많이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 복지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대전장애인복지의 현황과 비전을 알아보기 위해 대전광역시 장애인계를 대표하는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회장 구자권) 김현기 사무처장을 만났다.

17일 오전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현기 사무처장은 “장애인의 권익증진과 인식개선의 필요성”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김현기 사무처장

다음은 김현기 사무처장과의 일문일답.

Q. 간단한 소개말씀과 언제부터 장애인복지의 길을 걷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김현기입니다. 이렇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에서 일하게 된 것은 6년차, 5년 정도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이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닙니다. 인생은 이모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모작은 다른 생업의 길을 하면서 보냈다면, 인생의 전환기에는 사회에 공헌도 하고 타인을 위한 삶을 살면서 보람된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입장에서 제2인생의 길을 걸어왔다고 봐야겠죠.

Q. 대전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1997년에 설립되어 벌써 17년째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어떤 단체인지 설명부탁드립니다.

A.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대전시 장애인계를 대표해 장애인의 입장을 대변하며 장애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닌 국민의 일원으로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실현하고, 편견과 차별을 철폐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18개 회원단체가 모여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대전장애인총연합회에서 2014년에 주력하여 실행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A. 우리 연합회는 이번 6월4일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우리 대전지역 장애인들의 권익과 복지증진을 위해 2014대전지방선거장애인연대를 구성하여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공약화, 장애인의 직접 정치참여 보장, 장애인참정권 보장을 위한 선거환경 개선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대전시 10대 정책과제 중 취약계층 서비스 우수사례로 선정된 쌍방소통의 best-way 사업 일명 we friend 사업을 성공시키고자 열심히 노력 중에 있습니다.

Q. 2014년의 장애인의 달을 맞이하여 올해에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장애인복지수준은 어느 정도 향상되었다고 보십니까?

A. 매번 장애인의날이 다가오면 몇몇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하곤 하십니다. 장애인의 날이 있어서 무엇이 달라졌으며, 장애인의 날이 장애인들에게 무엇을 가져다 주었느냐고요.

장애인의 날이 없던 1980년대 이전과 장애인의 날이 생긴 1980년대 이후의 우리 장애인들의 모습은 분명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든 것을 물질적인 면에서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분명히 말하는 건 사람은 떡으로만 살수는 없는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먹어야 사는 것은 확실하지만 먹는 것 못지않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인데, 우리가 장애인의 날 행사를 비롯한 많은 행사들을 개최하는 것은 바로 장애인들의 삶을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기 위함인 것입니다.

Q.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여러 단체들이 많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어떤 활동이 더 절실하게 필요할까요? 또한 당부하고 싶은 것은요?

A. 장애인의 권익과 복지 증진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개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비장애인들로부터 장애인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키고 장애인들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격이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회를 형성할 때 우리 장애인들이 진정한 삶을 누릴 수 있고, 우리 사회가 바로 섰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최근 장애인의 인권, 특히 시설장애인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전장애인연합회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A. 애초에 장애인거주시설은 가정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장애인에 대하여 대안적인 거주 자소와 보호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장애인거주시설은 수용의 수준을 못 벗어났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장애인생활시설은 1950년대 전쟁고아를 보호하기 위한 시설에서 출발해 1970년대 장애인시설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들 시설은 대부분이 대형보호 시설인데, 장애인 대형시설은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 대형시설의 비리문제, 비효율적인 시설 운영 등으로 생활시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가져왔습니다.

이에 시설장애인에 대한 인권을 보장을 위해 2011년 3월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었으며, 이번 법률 개정에서는 그간 제기되어왔던 거주시설의 개념, 시설규모, 이용자격, 시설이용 절차 등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었던 사항들이 반영되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복지법의 개정에 따라 이루어진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개정 내용이 법 개정의 취지를 실현하는데는 크게 미흡하였습니다.

이에 우리 연합회에서는 장애인복지법 제57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이 장애인복지시설의 이용을 통하여 기능회복과 사회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을 강구하고 시설을 이용한 장애인의 인권보호를 위한 정책 마련 및 관련 프로그램 실시,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장애인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여야하 한다”에 의거하여 어떤 절차를 통해서 선택권을 보장하는 조치를 강구할 것인지, 그리고 선택을 보장하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시설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구축하여 제공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토록 하고, 장애인복지법 제60조에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제공하여야 하는 서비스의 최저기준을 마련하고 시설 운영자는 최저기준 이상의 서비스를 유지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최저기준을 의무적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조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토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청소년들에게는 장애인식개선교육 등 단체학습을 통해 장애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는 편이지만 일반 성인들은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편입니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공감하고 인식의 전환을 위해서는 어떤 구체적인 방법들이 있을까요? 장애체험관을 활발히 운영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지역도 있는데 대전지역에서는 구상하는 바가 있는지요?

A. 해외 선진국을 가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가까운 일본을 보면 장애인들을 거리에서 아주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 그 만큼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장애인들이 이동하기 편하도록 편의시설이 잘 설치되어있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인식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민의 인식개선을 위해서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체험토록하는 것도 좋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단발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지속적인 인식개선 교육이 제일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8. 최근 대전에서는 장애인 정치참여보장 촉구결의대회가 열렸고, 선거가 있을 때마다 후보들도 장애인들의 현안을 제기하면서 여러 가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인상 깊었던 정책이나 후보가 있었나요?

A. 지금까지 우리 장애계에서는 선거 때마다 장애인 복지 증진을 위해 많은 후보자들에게 정책을 제안하고 공약화를 시도했지만, 그 결과는 시혜적 차원의 정책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15대 총선에서 장애계 대표가 의회에 진출하면서부터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장애인연금제도 및 활동지원제도 도입 등 수많은 법률과 조례가 제·개정되고 각종 선진적인 제도들이 도입되었던 것을 보면서 장애인 정책에 있어서는 장애인당사자주의에 입각한 방식이 좋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Q. 마지막으로 대전시 8만여명의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해주세요.

A. 장애인 날의 진정한 참된 의미는 우리 사회의 장애인의 복지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과 장애인이 혼연일체가 되어 우리나라 경제발전 속도에 발맞추어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 피부에 와 닿는 복지정책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책무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우리 연합회는 장애인 분들에게 직접적인 서비스를 주고자 노력하는 장애인단체들에게 보다 더 나은 여건을 주고자 노력할 것이며 나아가 장애인 단체들 간의 소통과 화합을 통하여 단합된 모습으로 장애인의 권익증진과 인식개선에 이바지하겠습니다.

1997년 설립된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https://www.djad.or.kr:464/index.htm)는 대전 중구 대흥동 보문로 246 대림빌딩 705호에 위치해있으며, 대전광역시 장애인계를 대표해 장애인의 입장을 대변하고 장애인의 인권증진과 복지향상에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이 단체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사회가 하루 빨리 구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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