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탄불 인 경주 기간에 맞춰 경주 여행 온 파디에 사파(맨왼쪽)


‘이스탄불 in 경주 2014’.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터키 문화축제인 만큼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면서 17일까지 개막 6일 동안 42만 여명이 다녀가는 등 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행사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 있는 터키인 유학생을 비롯해 심지어 터키에서 일부러 한국에 왔다는 여행객도 있어 한국, 터키 양국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부산 경성대학교에 재학 중인 지첵 츠나(여.24) 씨는 “부산에는 터키인이 별로 없는데 이곳에 와서 터키인을 만나고 터키 음악을 들으니 정말 반갑다”며“엄마가 좋아하시는 터키 전통음악을 평상시 나는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음악을 한국에서 들으니 좋아서 눈물이 날거 같다. 촉 무틀루윰(정말 행복하다)”이라며 감격했다.
아버지가 터키인이라는 셔흐루흐 라쉬드조다(남.27) 씨는 진주 경상대학교 대학원생이다. 어린 시절을 이스탄불에서 보낸 라쉬드조다 씨는 “경주에서 터키축제를 한다기에 한국 친구들에게 터키문화를 소개해 주고 싶어 함께 왔다”고 말했다.


‘이스탄불 in 경주’ 기간에 맞춰 친구들과 이스탄불에서 한국에 여행 왔다는 파디에 사파(여.25) 씨는 작년 터키에서 열린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영어 통역도우미로 일했다고 한다.
사파 씨는 “이스탄불-경주엑스포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 경주에 왔다”며 “한국 사람들이 터키 노래를 잘 몰라도 박수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녀는 또 “내일은 불국사와 경주박물관에 가서 한국 문화를 배워보고 싶다”며“한국에 왔는데 한국 사람들은 터키가 형제의 나라인지 잘 모르는 거 같아 좀 섭섭하다”고 아쉬움도 전했다.


‘경주 속 이스탄불’을 느끼고 싶어 ‘이스탄불 in 경주’를 찾은 터키인도 상당수 이지만 한국-터키 양국의 의미 있는 문화교류행사에 기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한 한국 거주 터키 젊은이들도 많다.

서울 한양대학교에 재학 중인 펠린 에브렌셀(여.25) 씨는 이번 행사에 한국어 통역 도우미로 지원해 경주에서 지내고 있다. 에브렌셀 씨는 “한국에 온지 4년 됐고 터키가 그리웠는데 이곳에서 터키 문화와 역사와 맛을 느낄 수 있어 좋다”며“터키는 한국에서 아주 멀고 터키에 가보지 못한 한국인이 대부분인데 이곳에서 터키를 이해하고 터키에 가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니 기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터키 전통 커피와 차이(터키식 홍차), 시미트 빵(터키식 베이글), 로쿰(터키식 젤리) 등을 무료로 맛볼 수 있는 공간인 ‘카페 이스탄불.’ 이스탄불 홍보관 옆 잔디광장에 마련된 이곳에는 길게 늘어선 관광객들로 연일 진풍경을 이룬다.

한국인 못지않게 유창한 한국어를 뽐내며 관광객들에게 터키 음식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수헤일 달(남.23) 씨는 터키 카이세리의 대학교에서 한국어·한국문학을 전공했다.

달 씨는 “한국에 온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이스탄불이 경주에서 큰 국제행사를 개최한다기에 주저 없이 통역으로 지원했다”면서 “카페 이스탄불은 무료로 각종 디저트를 나눠주는 곳이라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어른 손바닥만 한 도너츠형 터키식 빵을 하나씩 나눠 주다보니 빵도 하루 종일 구워야 한다. 기다리는 줄도 긴데 조금씩 잘라서 맛을 보여 주면 어떻겠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그럼 터키 시미트가 아니다”고 터키의 ‘장인 정신’과 ‘후한 인심’을 엿보였다.

그는 또 “끝없이 이어지는 관광객들로 인해 잠시도 쉴 틈이 없지만 고국의 문화를 느끼고 알아보기 위해 ‘이스탄불 in 경주’를 찾아준 고마운 사람들이라 생각하면 절로 기운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오메르 파룩 쿠솔 이스탄불 in 경주 행사팀장은 “이번 행사는 한국인에게는 터키와 이스탄불을 알리고, 터키인에게는 보람과 기쁨이 되는 축제”라며“이스탄불-경주엑스포가 한국인에게 한국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주었듯이 이스탄불 in 경주는 터키인들에게 그와 마찬가지로 의미 있는 행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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