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이 초딩도 아니고 80년대식 줄세우기를 뻔뻔하게 자행했다"
"김 대표는 혁신을 말할 자격을 잃었다"

새누리당은 28일 김무성 당 대표를 대표발의자로 소속의원 전원이 발의자로 참여하는 공무원연금 개선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당론입법으로 처리하면서 의원들에게 발의동의 서명을 무리하게 추진해 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어 향후 입법 처리 및 당 운영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지방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다음번 선거에서 공무원노조를 중심으로 낙선운동이 전개될 것을 우려하면서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강행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충청지역 한 의원은 "당 지도부가 청와대의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요청에 의원들을 강압적으로 들러리를 세웠다"면서 "연금개혁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검증도 없이 작전하듯이 개혁안을 처리하면 데미지(피해)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강원지역 한 의원은 "김 대표가 혁신을 얘기하면서 입버릇처럼 당론투표 금지를 떠들었는데 이번 당론입법은 자신의 혁신을 짖밟았다. 김 대표는 혁신을 말할 자격을 잃었다"면서 "의원 개개인의 생각이 있고 지역마다 처한 입장이 다른데 어떻게 일방적으로 개끌듯이 끌고가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의원은 "지방에서는 여전히 공무원들이 지역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데 이번 개혁안을 처리하면 선거 치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개혁도 상황을 봐가면서, 빠져나갈 구멍도 만들면서 진행해야 성공하는 것인데 공무원들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개혁안이 성공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거칠게 몰아붙이니 서명안하면 괘씸죄에 걸려 차기 공천이 어려울가봐 눈치보면 마지못해 서명한 의원들이 대부분"이라며 "의원들이 초딩도 아니고 80년대식 줄세우기를 뻔뻔하게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이 이날 제출한 개혁안에 대해서도 불신을 나타냈다.

충청지역 다른 의원은 "정부안보다 100조 더 절감효과가 있다는데 사실은 정부안보다 4조원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라며 "당사자인 공무원이 참여하는 개혁안 마련에 더 정성을 들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충청지역 의원은 "지금이라도 야당과 협상하면서 공무원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야당은 보나마다 협조하지 않을텐데 당이 무리하게 당론으로 날치기 통과를 시도한다면 엄청난 저항에 부딛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이번 안은 몇년 후에 틀림없이 다시 손을 대어야 할 것"이라며 "아예 이번 기회에 단계적으로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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